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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

새삼스러운 이야기이지만, 김훈은 글을 참 잘 쓴다. 짧고 강한 문체, 인간의 심리와 이를 나타내는 배경에 대한 세밀한 묘사 … 이야기꾼의 글재주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본질을 꿰뚫는 힘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칼의 노래]를 읽으면서 느꼈던 또 하나의 기쁨은 이순신에 대한 재발견이다. [칼의 노래]에 등장하는 이순신은 임금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종속적인 인물이 아니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나아갈 길과 자기 자리를 결정하는, 진정한 주인공이다. 임금 선조와 다른 신하들은 주변 인물일 뿐이다. 자기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행할 바를 결정하면서도 대의를 거스르지 않는 모습은 탁월한 정치인의 면모이다. 이런 면에서도 요새 보기 드문, 제발 나타났으면 싶은 인물이기도 하다. 흔히..

책 이야기 2012.07.26

김성근 감독과 현대자동차그룹, 그리고 우리 ...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끝끝내 될 때까지 가르친다. 사람의 잠재능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믿는다. 믿음을 갖고 선수들을 끌어안는다. “사람은 절대 버리는 게 아니”라며 단점이 많아도 장점 하나를 극대화한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경기를 풀어나간다. 구단에서 방출하려는 선수를 각서까지 쓰며 보호하고, 실수를 한 선수를 감싸기 위해 고개를 숙이며 스스로에게 ‘그라운드 출입금지’라는 징계를 내린 ‘김성근식 믿음’의 배경이다. 고독 속에서 우러나온 그의 진심이 전해져 빛을 발한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 저는 야구를 즐기지도 않고, 경기를 보지도 않지만,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군요. 종업원-내부 고객-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기업이, 고객 만족과 가치경영을 이..

노동시간 단축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대제 개편 방안

지난 4/20(금) 열린 2012년 산업노동학회 춘계학술대회 에 발표자로 참석했다. 본래 “현장에서 본 주간연속 2교대제 실현 방안”이라는 주제로 다른 분이 발표하도록 되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내가 발표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며칠 만에 급하게 발표문을 작성해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른바 ‘주간연속 2교대’-교대제 개편에 대한 내 고민이 급조된 것은 아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최초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에 합의했던 2005년 단체교섭 당시, 나는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본조(울산) 집행부는 아니었지만 남양본부장이었고, 단체교섭위원으로 교섭에 참가했다. 또한 2007년 3월부터 2010년 9월까지 금속노조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2008년부터 자동차분과위원회와 주간연속2교대추진팀 등을 담당했었고, 2009년..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른다.

[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이라는, 이 심상치 않은 제목의 책은 노엄 촘스키가 추천하는 책이라는 이유로 읽어 싶어 했던 지인 덕에 같이 읽게 되었다. 책의 속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노엄 촘스키의 말은 현대 사회에서 선전의 본질을 꿰뚫는다.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른다.” 무시무시한 권력의 도구라는 느낌이 팍 오지 않는가? 한 장 더 넘기면 노엄 촘스키가 쓴 “추천의 글”이 이어진다. 반전 공약을 내세워, 반전 세력에 힘입어 당선된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이 전쟁에 참가하기로 결정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어떻게 광적인 반독일 미치광이로 만들어 모든 독일인을 죽이러 가고 싶어 하도록 만드느냐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바로 ‘선전(prop..

책 이야기 2012.03.24

[장시간 노동과 노동시간 단축(1)-장시간 노동 실태와 과제]

지난 해(2011년) 하반기 고용노동부가 현대, 기아, 한국GM, 쌍용 등 국내 완성차업체 전체 공장을 대상으로 3주간(9.26~10.14)에 걸쳐 노동시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전 업체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다 알고 있던 사실을, ‘휴일근로의 경우 8시간을 초과하는 시간만 연장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는 이상한 행정해석으로 장시간 노동을 방조, 묵인하던 고용노동부가 직접 나서서 새삼스럽게 ‘폭로’하고, 공세적으로 개선을 요구한 사건은 많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돌출행동’에는 나름의 ‘준비와 기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배규식 박사가 주도한 [장시간 노동과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연구과제도 이 ‘준비와 기획’의 중요한 ..

추천자료 2012.03.03

헨리 포드의 자서전 [My Life and Work]을 읽고 …

나는 수많은 일반 대중을 위해 자동차를 만들 것이다. 최고의 재료를 쓰고 최고의 기술자를 고용하여, 현대 공학이 고안할 수 있는 가장 소박한 디자인으로 만들 것이다. 그렇지만 가격은 저렴하여 적당한 봉급을 받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서, 신이 내려주신 드넓은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 헨리 포드 지인이 추천해 준 경영학 고전 중에 세 번째로 읽은 책이 바로 이 헨리 포드의 자서전이다. 다행히 우리 말로 번역되어 있어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헨리 포드-고객을 발명한 사람], 공병호.송은주 옮김, 21세기북스) 그래서, 감사하는 바이지만, 번역본 관련해 아쉬움도 있다. 우선 제목이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이 물건도 아니지만, 포드가 무슨 ‘마켓팅 분야의 ..

책 이야기 2012.02.19

人터뷰 : 춤추는 별과 시 쓰는 하마 - 탈시설 장애인 김탄진, 장애경씨

에서 내는 격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50호 2011년 5~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저는 울음과 눈물을 삼키면서 읽었습니다. 통속적으로 이야기하면 '장애인 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라 할 수 있겠지만, 결코 그렇게만 말할 수 없는 진실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못내 불편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감동적입니다. 강력추천합니다.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는 읽어 보시면 압니다. 느끼실 수 있습니다. 부디 읽어 보시길 ... . http://esaram.org/2008/webbs/view.php?board=esaram_4&id=42 人터뷰 : 춤추는 별과 시 쓰는 하마 - 탈시설 장애인 김탄진, 장애경 씨 이지홍 | 극작가, 연극 , , . 함께 쓴 책으로는 르뽀집 『마지막 공간』, 『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추천자료 2012.02.08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 [88만원 세대]를 읽고서 …

사실 읽지 않으려고 했다. 나온 지도 좀 됐고, 워낙 많이 알려진 책이라 굳이 읽을 필요가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읽고야 말았다. 그러나, 역시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해 듣는 것과 직접 읽는 것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책이 나오고 4년 반 정도가 흐른 지금 책의 내용을 다시 살피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책은 이른바 ‘세대론’에 입각해, 우리 사회의 20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20대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대 … 청춘 … 청년 … 미숙하지만 아름다운 시기 … 가슴 시리도록 그리운 시절 … 이렇게 추상화되고 미화되는 ‘회고적 20대’가 아니라, 오늘 바로 여기 대한민국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존재로서의 20대, ..

책 이야기 2012.02.05

[진보평론] 2011 겨울호 – 복지논쟁, 좌선회를 기획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진보평론]의 '편집자의 글'은 참 훌륭하다. 전체를 조망하고, 핵심을 요약해 준다. 그래서, 항상 제일 먼저, 유심히 보게 되는 글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가? "복지의 실현, 민주적 통제와 체제전환의 상상력이 결합해야" http://hecheng.co.kr/bbs/board.php?bo_table=editor&wr_id=38 이번 호 특집은 “진보적 시각에서 복지논쟁을 해석하고 복지논쟁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실린 글들이 고르거나 일관되지는 않지만, 읽어 볼 만한 글들이다. 지금 한국에 식을 줄 모르는 복지의 열풍이 불고 있지 않은가? 대한민국은 ‘복지국가’가 아니 될 수 없을 것 같지 않은가? 특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글은 제갈현숙의 “복지의 색깔은 무엇인가..

추천자료 201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