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38

노동조합의 전략 수립에 관한 단상

노동조합의 전략 수립에 관한 단상[1] 박근태 2019.01.24 1. 전략 전략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다. 전략은 한편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다(계획 Plan vs. 과정 Process). 전략에 대한 다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전략은 진화의 산물이다. 전략의 가장 근원적인 기원은 사회적 존재로서 존재 양식 자체이며, 가장 명시적인 기원은 전쟁의 기술(art of war) - 병법이고, 현재 전략에 대한 연구가 가장 발전한 분야는 경영학 – 전략 경영이다. 전략의 기원과 발전 과정, 활용 사례 등을 살펴 봄으로써 전략의 본질과 기능, 효용과 한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략은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그럴 듯한 ..

지난 십 년의 성과를 딛고 더욱 전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아자동차 일반직 노동자회의 요청으로 작성한 "창립 10주년 격려사"입니다. 지난 십 년의 성과를 딛고 더욱 전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1.기아자동차 일반직 노동자회 9기 총회와 창립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저 또한 일반직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기쁩니다. 지난 2004년 4월 1일 창립총회에서 동지들께 인사 드리고 축하 드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십 년 동안 일노회는 많은 활동을 해왔고 부단히 성장하여 이제 기아자동차 일반직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조직을 넘어 기아자동차지부를 주도하는 집단이 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더 큰 역할과 더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며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2.다들 잘 아시는 것처럼, 노동은 인..

“빵과 장미 Bread And Roses” 그리고 “노동에 대한 생각 The Thought of Work”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 Bread And Roses (2000년 작)”를 다시 보게 되었다. 한 학기 동안 John W. Budd의 [The Thought of Work]를 통해 노동이 얼마나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노동과 노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운 후에 보고 쓰는 감상문이니, 일반적인 접근 보다는 주요 등장 인물들에게 노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마야에게 노동이란? 돈을 벌기 위해 멕시코에서 미국 국경을 넘어 불법 이민자가 된 마야가 처음 갖게 된 일(work)은 술집 여종업원이었다. 진한 화장을 하고서 거친 남성들의 희롱 속에 버텨야 하는 그 일(work)은 마야에게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social relation) 속에서 자유(free..

영화 이야기 2013.06.10

노동체제의 변화와 노사관계의 과제 - 매일노동뉴스 기고문

“노동운동 재구성을 위한 토론회 1 - 노동체제의 변화와 노사관계의 과제”의 주요 내용을 제 나름대로 정리하여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인데, ‘약간 다듬어서’ 실었군요. 4/22자 매일노동뉴스에 실린 글을 보실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고,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834 원문을 보시려면 아래를 참조하세요. 이 토론회(2/16)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next421c.tistory.com/76 노동운동 재구성을 위한 토론회 1: 노동체제의 변화와 노사관계의 과제 박근태 전(前) 금속노조 부위원장 2/16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첫번째 토론회에서는 "노동체제의..

[대기업의 성장과 노동의 불안정화 - 한국 자동차산업의 가치사슬, 생산방식, 고용관계 분석]을 읽고서 …

한때 [도요타의 어둠]이라는 책이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도요타의 어둠], 도요타만의 어둠일까?) 당시 많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관심은 당연히 "그럼 현대차는?"이었다. 잇따른 법적 판결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철탑 고공농성과 여론의 질책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더구나 막대한 순익과 현금 보유고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왜 현대차는 불법 파견 노동자들-'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지 않는가? 왜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들, '경영여건이 좋은 기업들'에서도 그렇게 많은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있는 걸까? 재벌 산하 대기업들과 계열사들은 잘 나가는데, 그 중 일부는 이른바 'Global Player'가 되었는데, 왜 중소기업과 노동자들, 다수 국민의 삶은 팍팍해지는걸까? '원하청 ..

책 이야기 2013.03.27

[제도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 독일•영국•미국•일본에서의 숙련의 정치경제]

[How Institutions Evolve], Kathleen Thelen, 2004 캐쓸린 씰렌 지음, 신원철 옮김 제도의 발생, ‘존재와 형태’에 대한 가장 통속적인 설명은 ‘제도가 ‘시스템’ 혹은 어떤 ‘집단’을 위해서 수행하는 기능이나, 그 제도의 작동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권력을 지닌 행위자를 위해서 수행하는 기능 탓으로 돌리는 설명’(58) 즉, 기능주의적인 설명이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쉽지만, 기능주의적 설명은 치명적인 결함을 지닌다. 우선 특정 제도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역할/기능이 애초에 의도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많은 제도들이 애초 의도와 다른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고, 본래 수행하던 기능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특정 제도의 발생은 필연적인..

책 이야기 2013.01.02

[한국노동운동사 100년의 기록(이원보)]를 읽고서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뭐 이런 책이 그렇게 많이 팔렸지? - 왜 이런 책이 많이 안 팔렸을까? 이런 생각을 할 때는 책 내용 못지 않게 어떤 책이 대중의 호응 혹은 외면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해 궁금해진다. 사실 난 전자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나름 충분히 검증된 책 위주로 읽고, 세칭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로 책을 읽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아주 드물게 후자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는 있다. 이원보 선생의 [한국노동운동사 100년의 기록]은 바로 그 아주 드문 경우이다. 같이 독서모임을 하는 후배가 노동운동사를 읽고 싶다면서 어렵게 찾아 낸 책이었다. 사실 난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고, 이제는 절판되어 몇 권 구하기도 ..

책 이야기 2012.10.21

진보넷을 지지합니다

안녕하세요, '무척 오래된 정회원' 박근태입니다. ^^ 저는 오랫동안 한 자동차회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노동조합 간부를 했지만(2004~05년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남양본부장, 2007~09년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 등), 지금은 평조합원입니다. 제가 오래 전에 진보넷 회원이 되고, 아직도 회원인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는, 당연히 정보통신과 '진보적 정보통신운동(?)'의 중요성에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그럼에도 제가 정보통신에 대해 잘 모르고, '진보적 정보통신운동(?)'에 별로 기여하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공계 출신이고, 지금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그리고 한때는 과학기술자운동 같은 것에 관심을 두기도 했지만, 진짜 문외한입니다. 저는..

노동시간 단축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대제 개편 방안

지난 4/20(금) 열린 2012년 산업노동학회 춘계학술대회 에 발표자로 참석했다. 본래 “현장에서 본 주간연속 2교대제 실현 방안”이라는 주제로 다른 분이 발표하도록 되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내가 발표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며칠 만에 급하게 발표문을 작성해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른바 ‘주간연속 2교대’-교대제 개편에 대한 내 고민이 급조된 것은 아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최초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에 합의했던 2005년 단체교섭 당시, 나는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본조(울산) 집행부는 아니었지만 남양본부장이었고, 단체교섭위원으로 교섭에 참가했다. 또한 2007년 3월부터 2010년 9월까지 금속노조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2008년부터 자동차분과위원회와 주간연속2교대추진팀 등을 담당했었고, 2009년..

맹자와 양혜왕의 만남

선거운동본부 출정식때 상임본부장으로서 인사하며, 인용한 맹자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인용하고 나서, “선거는 노동조합의 발전을 위한 것이다. 선거 과정에 다른 후보/조직들과 경쟁하게 되겠지만, 서로 적이 아니라 동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선되자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지만, 그게 절대적인 목표일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몇 가지 ‘공자님 말씀’을 더 했습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제가 했던 말을 지키고자 노력했고, 어느 정도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쉽지는 않더군요. 우리 내부도 그렇고, 다른 후보진영도 그렇고, 선거는 이기고 봐야 한다는 생각들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그간의 관행과 문화 때문이겠지요, 운동이 퇴락하면서 만들어진 … . ㅠ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