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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 (방영호 옮김, 21세기북스)

“고전이란 유명해서 많은 사람이 알지만, 정작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는 책”이라는 말이 있다.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 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은 이 말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테일러와 그가 만들어낸 테일러주의는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이름이다. 노동자들에게는 악명 높다고나 해야 할까? 구상/계획과 실행의 분리, 시간-동작 연구, 노동의 단순화-비인간화, 직무 관리, 노동강도의 강화, 노동통제 강화, 이 결과로 이루어진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 … . 이런 것들이 테일러(주의)하면 연상되는 말들일 것이다. “경영의 출발점은 공동체를 이루고 농경과 목축을 시작할 때부터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현대적 의미의 경영학이 시작된 것은 “1911년 F. Ta..

책 이야기 2012.01.07

허버트 A. 사이먼, [관리행동론-조직의 의사결정과정연구] H. A. Simon, [Administrative Behavior– A Study of Decision-Making Processes in Administrative Organizations]

이 책이 처음 출판된 것은 1947년, 그러니까 약 65년 전입니다. 그러나, 읽어 보면 진부하거나 오래 전에 쓰여진 책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역시 고전이라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57년에 개정2판이, 1976년에 개정3판이 나왔고, 1997년에 개정4판이 발행되었다고 합니다. 저자인 사이먼은 개정4판을 출판하고 4년 뒤인 2001년에 죽었으니, 제4판이 마지막 판이지요. 우리 나라에서는 2005년에 개정4판이 번역되어 출판되었습니다. 1957년에 초판이, 97년에 마지막 판이 발행된 책이 우리 나라에서는 2005년에야 출판되었고, 저는 올해 가을에야 추천 받고 읽게 되었습니다. 상당한 시간적 지체지요. 이 책의 역자는 역자 서문에서 이 책을 번역하기까지 있었던 우여곡절을 ..

책 이야기 2011.10.22

[노동계급 형성과 민주노조운동의 사회학] 조돈문 지음, 후마니티스 펴냄, 2011.7.15.

“ … 하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에 갸날프게 떨리는 목소리로 당신을 죽여 버리겠다고 한 어느 군산 공장 노동자의 전화다. 옆자리 동료나 아내에게조차 단 한 번도 화를 내본 적이 없었을 법한 착하고 여린 성품의 평범한 노동자인데 내게 살의를 토로한 것이다. 십 년 전의 그 목소리는 오늘까지도 내가 실천적 개입을 고민할 때마다 진지함과 신중함을 잃지 않게 나를 지켜 주고 있는 것 같다.” “노동계급 형성에 대한 실천적 고민”으로 연구했고, 실천적으로 개입했던 연구자가 노동자에게 살해 위협을 받을 때 심정은 어땠을까? 아마 나라면, 보통 사람들이라면 다시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지 않았으리라. 그 반대편에 서거나, 아예 외면했으리라. 그러나, 지은이는 “십 년 전의 그 목소리..

책 이야기 2011.10.09

맹자와 양혜왕의 만남

선거운동본부 출정식때 상임본부장으로서 인사하며, 인용한 맹자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인용하고 나서, “선거는 노동조합의 발전을 위한 것이다. 선거 과정에 다른 후보/조직들과 경쟁하게 되겠지만, 서로 적이 아니라 동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선되자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지만, 그게 절대적인 목표일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몇 가지 ‘공자님 말씀’을 더 했습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제가 했던 말을 지키고자 노력했고, 어느 정도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쉽지는 않더군요. 우리 내부도 그렇고, 다른 후보진영도 그렇고, 선거는 이기고 봐야 한다는 생각들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그간의 관행과 문화 때문이겠지요, 운동이 퇴락하면서 만들어진 … . ㅠ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어떤 노동조합을 원하십니까? 어떤 지도부를 뽑으시겠습니까?

노동조합 선거를 앞두고 발행된 선전물을 통해 활동가들에게, 조합원들에게 제기한 문제입니다. 선거는 끝났고, 새로운 지도부가 뽑혔습니다만, 조합원들은, 새로 뽑힌 지도부는 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요? 아마도 아니겠지요. 지난 수 년간 노동(조합)운동이 후퇴해 온 것을 고려하면, 사실 그리 쉽게 찾을 수 있는 답이 아닐 것입니다. 새로 선출된 지도부를 중심으로, 활동가들이 앞장 서서, 조합원들과 함께 답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어떤 노동조합을 원하십니까? 어떤 지도부를 뽑으시겠습니까? ▣ 노동3권, 그리고 노동조합 헌법 제33조 1항: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노동3권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입니다. 이 노동3권을..

[성 평등] 육아문제, 아빠는 부재중

이 글은 추석 전에 발행된 [까말] 창간준비6호에 실린 것입니다. 이번 호부터 실리는 내용은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성평등에 관한 내용입니다. 여성문제는 대안사회를 이야기 할 때 반드시 포함되는 의제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여성문제는 몇몇 적극적인 여성들만의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얼마전 뒷풀이 자리에서 아줌마라는 표현에 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열을 내니 한 분이 "대범한 여성인줄 알았는데..."라고 하더군요. 역시 아직까지 노조운동내에서 여성문제는 사소한 문제로 취급되는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성평등 문제는 여성의 날이나 1년에 한번 있는 교육이 아니라 끊임없이 논의하고 토론해야 할 주제이기 때문에 까말에서 고정꼭지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추천자료 201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