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여행

바람의 이탈리아 여행: 오르비에토 – 느리게, 편안하게(24.06.29.)

바람2010 2024. 7. 28. 15:41

어쩌다 가게 된 밀라노 출장, 간 김에 한 이탈리아 여행.

노동자와 자동차의 도시 토리노에서 이틀.

자유여행을 준비할 여유가 없고, 이탈리아는 이동이 많아서 이후 일정은 패키지 합류.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을 함께 여행한 행복함과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기록을 남긴다.

잊지 않고 두고두고 흐뭇해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오르비에토 Orvieto는 로마제국 이전의 토착세력인 에트루리아인들에 의해 건설된 고대 도시로 고대 에트루리아의 12개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옴브리아주 바위산 위에 위치한 오르비에토는 시간이 멈춘 중세 도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슬로우 시티(Slow City) 운동을 최초로 시작한 곳 중의 하나로 첨단과 편리함보다는 인간답게 사는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고.

슬로우 시티의 로고는 마을을 등에 지고 가는 달팽이이다. 여기서 한 번도 못 봄.

한국에도 슬로우 시티를 표방하는 곳들이 있다. 예를 들어 전남 완도군 청산도.

 

푸니쿨라레역에 도착했지만, 운행 중지로 산 위 마을까지 버스로 이동.

푸니쿨라레역
산 위 마을 입구
산 위 마을
산 위 마을에서 내려다 본 모습

 

남이 찍어 준 사진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늘 아쉽고, 귀하다. 셀카봉이 사람을 대신할 수 없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늘 아쉽고, 귀한 '남이 찍어 준 사진' ^/^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오르비에토의 두오모는 1290년부터 약 300년 동안 건립된 주교좌성당이다. 완공까지 약 300년이나 걸리면서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오르비에토 두오만의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전체적인 모습은 로마네스크 양식이지만, 정면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작은 첨탑(尖塔)에 지나지 않는 탑을 비롯, 전면(全面)을 장식하는 화려한 모자이크의 회화적 효과나 전체를 지배하는 도식적(圖式的) 구성과 명쾌한 프로포션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탈리아적 전통이 매우 농후하다고.

이 두오모는 1263볼세나 Bolsena의 성체 기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성체포를 보관 중이다. 또한 성당 내부 산 브리치오 예배당에는 르네상스 초기 루카 시뇨렐리 Luca Signorelli가 그린 최후의 심판이 있다고. 미처 챙겨 보지 못했다. 여행 전에 미리 공부하고 갔어야 하는데, 뒤늦게 아쉬워한다.

 

*“오르비에토 대성당(오르비에토의 두오모)볼세나(Bolsena)의 기적을 기리기 위해 1290년부터 300년 동안 건립됐다. 이 기적을 둘러싼 일화는 12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라하의 베드로 신부는 평소 매일 영하는 제병과 포도주가 과연 그리스도의 몸과 피일까라는 의구심으로 괴로워하다 12631년간 로마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베드로 사도의 무덤을 찾아 흔들리는 신앙을 추스르기 위해서였다.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르비에토에서 멀지 않은 볼세나의 산타 크리스티나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중 또다시 시험에 들었다. ‘이 성체와 성혈이 정말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일까.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그분이 맞는가.’

미사 내내 성체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해 갈등하던 그는 성찬의 전례 도중 깜짝 놀랐다. 성체에서 피가 뚝 뚝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성체에서 흘러내린 피는 사제의 손가락을 적시고, 성체포와 제대 위로 떨어졌다.

베드로 신부는 속내를 들킨 것 같아 처음에는 피를 감추려고 했으나 곧 미사를 중단하고 오르비에토에 있던 우르바노 4세 교황을 찾았다. 진상조사 결과 사실임이 밝혀지자 교황은 피를 흘린 성체와 피가 묻은 성체포를 오르비에토로 모셔오도록 했다. 이어 성체를 공경하는 날로 성체 성혈 대축일을 제정했다. 지금도 오르비에토 대성당에 가면 기적의 성체포를 볼 수 있다.”

(서상덕김근영,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의미를 새긴다”, <가톨릭 신문>, 2015.06.07.10.)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앞에서 남이 찍어 준 사진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정문 윗부분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정문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왼쪽 문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오른쪽 문

 

하늘을 보고 있다, 세상이 아니라.

 

이제 성당 안으로.

카펠라 델라 비지타치오네 Cappella della Visitazione(1547-54), 방문의 예배당?
부활하신 그리스도 Risen Christ(1544)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내부
오르비에토 대성당 Duomo di Orvieto 내부
피에타 Pietà, Ippolito Scalza, 1579

 

 

 

평화로운 슬로우 시티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중세 갑옷

 

 

100년이 넘었다는 Caffè Montanucci
100년이 넘었다는 Caffè Montanucci

 

100년이 넘었다는 Caffè Montanucci 뒤뜰에서 카푸치노 한 잔

 

오르비에토의 역사 중심지, Via CORSO CAVURVia GUALVERIO MICHELANGELO 모퉁이에는 미켈란젤리 공방(Bottega Michelangeli)이 있다. 이곳은 이 지역 최고의 목공 작업장 중 하나로, 18세기의 고전적인 목재 가공 방법을 보존하고 있다고. 거리와 공방의 이름은 유연한 가문비나무를 처음 가공하기 시작한 목수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이후 이 공방은 이 재료로 만든 다양한 제품으로 유명해졌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기념품, 인형, 인형, 가구, 연극 제작용 모델 및 동물 신화의 세계와 관련된 제품은 품질이 뛰어나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관광객과 지역 주민, 성인과 어린이 모두에게 큰 수요가 있다고.

 

 

 

 

맞다. 피렌체의 밤에 봤던 삼륜 화물 오토바이 피아지오 아페 Piaggio Ape이다. 이탈리아에서 혼히 볼 수 있지만, 왠지 슬로우 시티에 더 어울린다.

삼륜 화물 오토바이 피아지오 아페  Piaggio Ape

 

 

삼륜 화물 오토바이 피아지오 아페  Piaggio Ape

 

산탄드레아 교회 Chiesa di Sant'Andrea. 왠지 슬로우 시티에는 두오모보다 이 교회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성 안드레아 교회  Chiesa di Sant'Andrea

 

우연히 마주 친 길거리 공연. 다들 열심히 보고 찍었다.

우연히 마주 친 길거리 공연

우연히 마주 친 길거리 공연

 

골목에서 물건 파는 아이. 바삐 가느라 미처 아무 것도 못 사줬다.

 

가보지 못해 아쉬운 곳들

고대시대 토착세력인 에트루리아인들이 만든 지하도시 Orvieto Sotterrranea는 아직까지 정확한 크기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대규모라고. 내부에 들어가면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데. 튀르키예의 카파도키아에 있는 데린쿠유 지하 도시보다 더 대단할 듯

 

1527년 프랑스가 침공했을 때 이곳으로 피신해 온 교황 클레멘스 7세에 의해 만들어진 산 파트라치오의 우물 Pozzo di San Patrazio은 깊이가 60m 이상 되고, 우물 안으로 내려가는 248개의 나선형 계단은 상행과 하행을 구분하여 이중구조로 지어졌다고. 푸니콜라레역 바로 옆에 있다는데.

푸니콜라레역 내부에서 찍은 사진. 왼쪽이 산파트라치오의 우물 Pozzo di San Patrazio

 

푸니콜라레를 타고 내려 가고 있다.

 

 

주요 참고 자료

웹 검색

염승범박소미황창근김은성. 2019. [유럽여행 백서].

하나투어. 패키지 설명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