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5

[노동계급 형성과 민주노조운동의 사회학] 조돈문 지음, 후마니티스 펴냄, 2011.7.15.

“ … 하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에 갸날프게 떨리는 목소리로 당신을 죽여 버리겠다고 한 어느 군산 공장 노동자의 전화다. 옆자리 동료나 아내에게조차 단 한 번도 화를 내본 적이 없었을 법한 착하고 여린 성품의 평범한 노동자인데 내게 살의를 토로한 것이다. 십 년 전의 그 목소리는 오늘까지도 내가 실천적 개입을 고민할 때마다 진지함과 신중함을 잃지 않게 나를 지켜 주고 있는 것 같다.” “노동계급 형성에 대한 실천적 고민”으로 연구했고, 실천적으로 개입했던 연구자가 노동자에게 살해 위협을 받을 때 심정은 어땠을까? 아마 나라면, 보통 사람들이라면 다시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지 않았으리라. 그 반대편에 서거나, 아예 외면했으리라. 그러나, 지은이는 “십 년 전의 그 목소리..

책 이야기 2011.10.09

2011 한국사회 복지논쟁을 말한다, 까놓고!!

2011 한국사회 복지논쟁을 말한다, 까놓고!! 왜 복지이야기가 넘쳐나지? @까: 야, 말! 이제 우리 나라도 곧 복지국가가 될 것 같다, 다들 복지를 노래하고 있으니. “여기도 복지~, 저기도 복지~, 복지가 최고야~” 70 % 복지든, 보편적 복지든 되기만 하면 지금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그런데, 갑자기 왜 이 난리야? @말: 먹고 살기 힘들잖아. 부익부 빈익빈, 갈수록 양극화되고 빈곤이 심화되지, 일자리는 없지, 물가는 오르지, 살 길이 막막해. 그러니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지. 오죽하면 처자식 죽이고 자기도 죽는 사람까지 나오겠어. 대한민국은 가히 자살공화국이야. 이러니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우리 사회의 최대 관심사가 된 거 아니겠어? @까: 먹고 살기 힘든 게 어제 오늘 일..

“너희는 고립되었다”

기륭전자비정규직투쟁 1890일 헌정사진집의 제목이기도 하고, 이 사진집을 기획한 송경동 시인이 쓴 시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언제나처럼 제일 먼저 표지와 제목에 눈이 갑니다. “너희는 고립되었다” 여러 가시 생각이 떠 오릅니다. 1. 사진집 앞표지 사진은 감옥 문보다 더 굳게 닫혀 있는 철문 아래 빈틈으로 누군가 손을 내민 사진입니다. (아래 포스터 사진 참조) 고립된 이가 내민 손, 저 세상에서 이 세상을 향해 내민 손, 누군가 잡아주길 바라며 내민 손, 철문 아래로 간신히 내민 손, 그러나, 힘차게 내민 손 … . 낮고 좁은 틈 사이로 손을 내밀기 위해 그(녀)는 아마 바닥에 바짝 엎드려야 했을 것입니다.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해야 했을 것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내민 손입니다. 그러나, 포스터 속에 ..

책 이야기 2011.01.10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투쟁 관련 몇 가지 생각

현재 진행중인 투쟁이고, 이 투쟁과 관련해 직접적인 책임을 질 위치에 있지 않은 까닭에, 여러 고민에도 그 동안 침묵했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몇 마디 이야기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몇 가지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비록 독백에 불과할지라도. …………………………………………………………………………………………………… 어제 울산에서 오신 동지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정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첫째, 정규직의 지원과 연대가 아니라 정규직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회사가 입고 있는 피해-생산 타격이 알려진 만큼 크지 않다는 점, 현자지부가 음식 갖다 주고, 회사 침탈 막고,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

‘행복한 일터의 동반자’가 되려면 …

*월간 [참여와 혁신]의 부탁으로 쓴 입니다. *글 뒤에 5월호에서 제가 재미있게 읽은 글들을 몇 개 링크했습니다. 회원전용 기사를 읽으려면 회원 가입하셔야 합니다. 회원 가입은 무료입니다. ‘행복한 일터의 동반자’가 되려면 … ‘행복한 일터의 동반자’를 지향하는 [참여와 혁신]의 기사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는 글들은 ‘일터’-‘작업장’-‘현장’에 대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사람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참여와 혁신]에는 ‘사람/개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 , , , , , , 까지. 많지만, 많다고 느껴지지 않게 ‘은근히’ 많습니다. 왜 사람/개인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걸까요? 노동조합과 현장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진 걸까요? 노동조합이, 집단이 노동자들의 삶에서, 개인들의 삶..

책 이야기 2010.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