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조직이론>과 <기업행동이론>

바람2010 2015. 12. 25. 18:46

Organizations

James G. March and Herbert A. Simon. 1958. New York: Wiley

윤재풍 (), <조직이론>, 박영사, 1982

A Behavioral Theory of the Firm

Richard M. Cyert and James G. March. 1963 [1992].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강정대 (), <기업행동이론>, 박영사, 1987

 

 

요람에서 무덤까지조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조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조직은 조직 일반이 아니라 특정한 조직들이기 때문에 조직 일반에 대한 이해는 경험만으로 얻어질 수 없고, 이론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조직이론은 현실의 조직을 얼마나 잘 설명하고 있을까?

기업의 비합리적이고 비경제적인 행동들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주체라 할 수 있는 기업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조직으로 가정되고, 따라서 기업의 비합리적이고 비경제적인 행동들은 일탈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탈이 잦다면 본성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기업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March & Simon (1958)의 조직이론과 Cyert & March(1963)의 기업행동이론은 우리가 조직과 기업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먼저 이들의 이론을 간략히 살펴 보자.

 

March & Simon (1958)의 조직이론 Organizations

 

March & Simon(1958)은 고전적 조직이론이 조직구성원을 하나의 수단으로 본다고 비판하면서, 이와 달리 조직구성원들은 욕구, 동기, 행동을 가지고 있으며, 지식과 문제의 습득, 문제해결능력에 여러 제약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의하면, 고전적 조직이론은 1) 조직구성원들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동기부여에 대한 가정이 불완전하며, 2) 이해관계로 빚어지는 갈등에 주목하지 않고, 3) 인간의 인식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으며, 4) 업무의 확인, 분류 및 결정에서 인식의 역할에 무관심하다.

이러한 고전적 조직이론이 전제하는 경제적, 합리적 인간은 합리성과 최적화 추구를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이것은 1) 의사결정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이 주어져 있고, 2) 의사결정자가 각 대안의 결과를 알 수 있으며, 3) 의사결정자가 각 결과에 대한 완전한 선호 순위를 가지고 있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에 근거한 것이다.

March & Simon(1958)은 이러한 비현실적인 합리성과 최적화 추구를 보다 현실적인 제한된 합리성과 만족화 추구로 대체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조직이론을 전개한다. 이들의 주장은 합리적이고 폐쇄적인 시스템(rational, closed system)에서 자연적이고 개방적인 시스템(natural, open system)으로 도약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현실에 존재하는 실제 조직들의 모습에 더욱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Cyert & March(1963)의 기업행동이론 A Behavioral Theory of the Firm

 

Cyert & March(1963)에 의하면, 전통적 기업이론에서 합리성에 관한 가정은 2가지 명제로 축소될 수 있다. 1) 기업은 이윤최대화를 추구한다. 2) 기업은 완전한 지식을 가지고 행동한다(번역본 10, 이하 동일). 그러나, 저자들은 이윤이 기업의 유일무이한 목적이 아니며, 이윤극대화도 만족 이윤 satisfactory profit 달성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완전한 지식에 대한 가정도 탐색이론(March & Simon, 1958)로 대체되어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전통적 기업이론은 기업을 조직으로 이해하지 않았으며(13), 기업이 의사결정에 이르는 현실의 과정에 대하여 주목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전통적 기업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yert & March(1963)March & Simon(1958)의 조직이론을 기업에 적용하여 이른바 기업행동이론 behavioral theory of the firm’을 전개한다. 이들에 의하면, 기업은 다양한 개인들로 구성된 연합체이며, 의사결정에서 제한된 합리성을 지니고, 기업의 의사결정은 주로 다음 네 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 1) 갈등의 의사해결quasi-resolution of conflict, 2) 불확실성의 회피uncertainty avoidance, 3) 문제중심적 탐색problemistic search, 4) 조직학습organizational learning.

첫째, 조직은 상이한 목표를 가진 구성원들의 연합체(156)이므로, 갈등은 필연적이고 항상적이다. 이러한 갈등의 잠정적 해결을 위해서 (1) 각 하위부문이 한정된 문제와 한정된 목표만을 처리하도록 하는 부분적 합리성’local rationality 추구, (2) 이러한 부분적 합리성 추구가 조직의 목표 및 외부환경의 요구에 합치하도록 하기 위한 허용수준결정규칙’acceptable-level decision rules, (3) ‘목표들의 순차적 추구’sequential attention to goals 등이 활용될 수 있다.

둘째, 조직은 장기적인 불확정사건을 예측하기 보다 단기 피드백에 대한 단기 반응을 강조하는 의사결정규칙을 이용함으로써 장기 예측을 회피하거나, ‘협상된 환경’negotiated environment을 정비함으로써 조직환경에 대한 장래 예측을 회피한다.

셋째, 문제중심적 탐색은 문제에 의해 자극되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잇도록 지시되는 탐색을 의미한다(162).

넷째, 조직은 목표의 적응adaptation of goals, 주목규칙의 적응adaptation in attention rules, 탐색규칙의 적응adaptation in search rules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을 학습해 간다.

 

조직이론의 고전

 

고전이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직접 읽지는 않는 책이라는 농담이 있다. March & Simon (1958)의 조직이론과 Cyert & March(1963)의 기업행동이론은 이런 의미에서도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주장이 끼친 영향이 너무 커서 이들의 저작을 직접 보지 않아도 다른 문헌들을 통해 이들의 주장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과 기업에 대해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기여를 피해갈 수 없다. 원전을 직접 읽어보는 것도 좋으리라[1].

그러나, 제한적 합리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는 점, 만족화라는 개념이 현실을 기술하기에는 유용하지만 예측하거나 처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점, 조직을 지나치게 의사결정 과정 중심으로 보는 점, 조직 내부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 등은 이들 주장의 한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2015.11.에 읽고 2015.11.29() 쓰다.>

 



[1] 그러나 의사결정학파의 고전 중 한 권을 추천하라면 H. A. Simon(1997)Administrative Behavior A Study of Decision-Making Processes in Administrative Organizations([관리행동론 - 조직의 의사결정과정연구], 이시원(), 금정, 2005)을 권하고 싶다. 정말 여러 모로 감동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