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여행

바람의 이탈리아 여행: 나폴리 – 다시 가고 싶은 문화 도시(24.06.30.)

바람2010 2024. 8. 10. 22:18

어쩌다 가게 된 밀라노 출장, 간 김에 한 이탈리아 여행.

노동자와 자동차의 도시 토리노에서 이틀.

자유여행을 준비할 여유가 없고, 이탈리아는 이동이 많아서 이후 일정은 패키지 합류.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을 함께 여행한 행복함과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기록을 남긴다.

잊지 않고 두고두고 흐뭇해하기 위해.

 

로마, 밀라노에 이어 이탈리아 제3의 도시인 나폴리는, 기원전 7세기 경 그리스 로도스섬 사람들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도시로 당시에는 네아폴리스 - ‘새로운 도시라 불렸다. 그리스 도시였던 나폴리는 기원전 3세기 경 로마에 귀속되었으나 로마 제국 붕괴 후에 수차례 침략으로 통치자가 바뀌었다. 나폴리 왕국 전성기였던 17세기에는 파리 다음 가는 유럽 제2의 도시였으며, 1860년대 이탈리아로 통일될 당시에는 로마보다 더 번창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파리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도시였으나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의 폭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었다.

 

원래는 이날 오후 나폴리에 일찍 가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폴리 국립고고학박물관과 스파카 나폴리, 일 제수 성당 등을 가보려 했으나, 나폴리에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여객선 터미널 근처만 한 시간 정도 둘러볼 수 있었다. 아쉽다. 나폴리에 다시 갈 기회가 있을지 ... .

 

드디어 나폴리

나폴리항 터미널

 

나폴리 항에 정박한 크루즈.

 

토템 델라 피스 Totem Della Peace 조각상

나폴리 항구에서 추방된 수많은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12m 높이의 코르텐 강철 조각상인 토템 델라 피스 Totem Della Peace 조각상은 나폴리 항 마리티마 역 입구 광장에 있다.

이 조각품은 이탈리아 조각가 마리오 몰리나리 Mario Molinari의 작품으로, 제목은 "미지의 이주민의 유골함이 있는 평화의 토템 Totem della Pace, con l'urna del migrante ignoto"이다.

뒷면에는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이주민을 위한 호소'라는 제목의 추가 문구가 있는데, 이는 최근 몇 년간 전쟁과 박해로부터의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은 난민들과 생명들을 언급하고 있다.

이 기념비는 메디테라네오 재단과 항만 관리단, 해안 경비대가 공동으로 기획한 것이다. 조각가 마리오 몰리나리는 그의 작품과 삶에서 볼 수 있듯이 문화 간의 평화와 대화에 민감한 유명한 예술가였다.

문화 프로젝트 '평화를 위한 토템'1990년부터 사회 및 문화 분야에서의 국제적 경험과 건축가 및 엔지니어로서의 전문 경력을 결합하여 갈등 해결을 위한 도구로서의 대화를 만드는 데 일생을 바친 미셸 카파소에 의해 전 세계에서 진행된다.

돛은 여행, 바다를 상징한다. 문명의 요람이었던 바다는 민족 간의 충돌과 전투의 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상품과 지식의 교류의 장이기도 했다.(Ted McGrath, https://www.flickr.com/photos/time-to-look/52379109489/ )

나폴리항 마리티마역 입구 광장에 있는 토템 델라 피스 Totem Della Peace 조각상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Michelangelo Pistoletto'누더기의 비너스'

길 한가운데 누더기가 쌓여 있어 놀랐지만,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Michelangelo Pistoletto '누더기의 비너스'라는 작품이었다. 

길 한가운데 쌓여 있는 누더기 더미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Michelangelo Pistoletto의  '누더기의 비너스'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Michelangelo Pistoletto의  '누더기의 비너스'에 대한 설명

 

"1967년에 처음 선보인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Michelangelo Pistoletto'누더기의 비너스'2023628일 나폴리 시청 광장에 기념비적인 원본 크기로 전시되었다.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구현된, 우리 시대의 가장 상징적인 예술 작품 중 하나이다.

안티테제와 대조를 불러일으키는 조각품. 그들과 우리. 완벽함과 불완전함. 멂과 가까움. 한편으로는 고대 조각상과 신고전주의적 부동성에 대한 찬사.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자 문화에 대한 혁신적인 반영. 엄숙함과 연약함. 개인과 군중. 고전적 전통의 정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의 일시적임. 형이상학과 정치.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숭고함과 언급: 오염, 사회적 갈등, 우리 존재의 위태로움, 폐기물의 축적, 낭비되는 삶, 길고 고통스러운 여정 끝에 이곳에 도착해 버림과 위험에 직면한 이주민의 비극적인 운명. 또한 이 작품은 나폴리의 모순을 조형적으로 은유한다. 아름다움과 부패. 조화와 부조화. 순수와 폐허.

2023712. 불이 붙은 누더기의 비너스는 불에 탄 시체로 변한다. 반달리즘을 넘어선, 우상 파괴를 넘어선 예술 역사상 독특한 사건. 그것은 아름다움의 모닥불이다. 예술 작품의 삭제.

드디어 202436. 예술가가 전액 자금을 지원한 비너스가 시청 광장에 다시 선다. 이미지, 치수, 무게, 구성 및 재료 등 겉보기에는 동일하다. 하지만 새로운 비너스는 지난 712일 화재에서 살아남은 잔해로 지지된다. 그것은 복원되어 새롭게 탄생했다. 자신의 잿더미에서 부활한 불사조처럼. 끈질긴 희망의 징표.

빈첸초 트리오네 Vincenzo Trione"

 

넵튠 분수 Fountain of Neptune

1601년 만들어진 나폴리의 넵튠 분수는 여러 곳으로 옮겨졌다가 2014년부터 무니시피오 광장에 있는 시청 앞에 있다.

스위스 건축가 도메니코 폰타나가 설계를 맡았고 지오바니 도메니코 도리아가 시공을 맡았다. 나체리노, 코시모 판자고, 피에트로 베르니니 등 다른 조각가와 예술가들도 분수대 완공에 참여했다. 둥근 분수는 난간으로 둘러싸여 있다. 방패를 든 사자 네 마리가 물의 원천이 되고, 돌고래와 트리톤 조각상으로 장식된 중앙에서는 두 마리의 바다 괴물이 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 중앙 조각은 베르니니가 만들었다. 바위가 중앙에 있고 그 위에 두 명의 님프와 두 명의 사티르가 삼지창을 들고 있는 넵튠 조각상의 받침대를 받치고 있다. 넵튠 동상은 조각가 나체리노의 작품이다.

넵튠 분수 Fountain of Neptune

 

카스텔 누오보 Castel Nuovo - 새로운 성

나폴리 사람들에게는 앙주왕가의 성 Maschio Angioino이라 알려진 프랑스풍의 카스텔 누오보는 프랑스 앙주 가의 샤를 1세가 1266년 시칠리아 왕이 된 후 1279년부터 3년간의 공사로 건설되었다. 당시 나폴리는 시칠리아 왕국의 일부였다.

개선문처럼 생긴 입구는 1467년 스페인 아라곤의 알폰소 1Alfonso I가 나폴리 입성을 기념하여 나중에 만든 것이라고. 기존 건물과 대단히 이질적이다. 확실히 대비된다.

카스텔 누오보가 보인다.

 

카스텔 누오보
카스텔 누오보
약 200년 뒤에 만들어진 입구가 대단히 이질적이다.
약 200년 뒤에 만들어진 입구
아기 천사의 다리 부상. 날개로 버티기?
정교한 세부 장식들이 성의 본래 투박함과 대비된다.
영웅 서사가 새겨진 문
문에 새겨진 영웅 서사
문에 새겨진 영웅 서사
문에 새겨진 영웅 서사
문에 새겨진 영웅 서사

 

2013년에 세상을 떠난 미국의 위대한 팝 아트 예술가에게 헌정된 회고전인 "Ronnie Cutrone ❘ What a... KRAZY LIFE!"가 열리고 있다는 안내.

 

주세페 만치니 Giuseppe Mazzini 흉상

 

말 조련사 i domatori di cavalli 조각상

나폴리 왕궁 정원의 동쪽 입구 기둥에 세워진 이 두 개의 조각상'말 조련사'라는 뜻의 이 도미토리 디 카발리 i domatori di cavalli라고 불린다. 이 조각상들은 러시아 조각가 피터 클로트 폰 위르겐스부르크 Clodt von Jürgensburg(1805~67)의 작품으로 1840년대 초, 클로트 폰 위르겐스부르크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폰탄카 강에 있는 아니치코프 다리에 놓기 위해 만든 네 개 중 두 개이다.

당시 니콜라스 1세 황제가 이 조각상들을 너무 좋아해서 외국 왕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프로이센 왕 프레드릭 윌리엄 4세에게 준 두 개는 지금도 베를린의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 공원에 보관되어 있다. 나머지 두 개는 1846년 차르가 두 시칠리아 왕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페르디난트 2세에게 주는 선물로 나폴리에 가져왔다..

그 후 조각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다리를 위해 최종 버전의 말 조련사 네 개를 주조했으며, 1851년에 설치되어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도 살아남아 지금도 그 자리에 남아 있다.

나폴리의 말들은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모습을 하고 있고, 말을 조련하는 사람들도 말처럼 벌거벗고 있다. 왕궁 서쪽 광장에 있는 찰스 3세와 그의 아들 페르디난드 1세의 기마상처럼 나폴리의 다른 위엄 있고 완전히 길들여진 기마상과 비교하면 야만적이고 다소 '이탈리아답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동상은 로마 퀴리날 언덕 Quirinal Hill의 분수대에서 말과 함께 포즈를 취한 천상의 쌍둥이 카스토르와 폴룩스 Castor and Pollux의 거대한 로마 대리석을 변형한 것으로, 매우 고전적인 느낌을 준다. http://www.naplesldm.com/Russian%20Horses.php

나폴리 왕궁 정원의 동쪽 입구에 세워진 '말 조련사' 조각상
나폴리 왕궁 정원의 동쪽 입구에 세워진 '말 조련사' 조각상
나폴리 왕궁 정원의 동쪽 입구에 세워진 '말 조련사' 조각상

 

산 카를로 극장 Teatro San Carlo

산 카를로 극장은 세계 최초의 오페라 극장으로 밀라노의 산타 스칼라 극장보다 41년 빠른 1737년에 부르봉 왕가의 카를로 1세의 의해 완공되었다. 당시 나폴리는 유럽에서 음악의 중심지로 문화예술의 번영기를 누리고 있었다. 1816년 화재로 완전히 붕괴된 것을 재건하였으며, 이탈리아 3대 오페라 극장의 하나이다.

세계 최초의 오페라 극장인 산 카를로 극장 Teatro San Carlo 입구
세계 최초의 오페라 극장인 산 카를로 극장 Teatro San Carlo 건물. 위쪽에 메두사 머리가 있다.

 

움베르토 1세 갤러리 Galleria Umberto I

밀라노에 있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근대 건축물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의 아들인 움베르토 1세가 지었다.

건축 당시 나폴리는 밀라노와 함께 이탈리아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였으며, 움베르토 1세 갤러리가 그 중심에 서 있었다.

움베르토 1세 갤러리 Galleria Umberto I

 

움베르토 1세 갤러리 Galleria Umberto I
움베르토 1세 갤러리 Galleria Umberto I

 

 

플레비시토 광장 Piazza del Plebiscito과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 Chiesa di San Francesco di Paola

나폴레옹의 부관이자 매제로 나폴리 왕이 된 뮈라 Joachim Murrat는 공화주의자답게 1809년 왕궁 앞에 시민들을 위한 광장을 조성했지만, 1815년 실각하면서 처형된다.

이후 왕권을 차지한 페르난도 1세는 실추된 왕권을 정립하고자 광장 한편에 왕가의 기마상을 세워 현재의 플레비시토 광장을 완성한다.

플레비시토 광장의 중앙에 있는 건물은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이다. 로마의 판테온을 보고 만든 것으로 1808년 건축을 시작하여 1817년 완공하였다.

플레비시토 광장 Piazza del Plebiscito과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 Chiesa di San Francesco di Paola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 Chiesa di San Francesco di Paola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 Chiesa di San Francesco di Paola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 Chiesa di San Francesco di Paola. 낙서 - 근대와 현대의 공존?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 Chiesa di San Francesco di Paola. 사자와 소녀?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 Chiesa di San Francesco di Paola
왼쪽은 스페인 국왕 찰스 3세, 오른쪽은 아들인 페르난도 1세

 

왼쪽은 스페인 국왕 찰스 3세, 오른쪽은 아들인 페르난도 1세

 

레알레 궁전 Palazzo Reale

17세기 스페인에서 파견된 왕의 취임을 기념하기 위해 건축가 도메니코 폰타나 Domenico Fontana가 설계한 궁전으로 1843년 완공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완전히 무너진 것을 재건하여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내에는 나폴리 왕국시대에 사용되었던 바로크 및 신고전주의 양식의 가구와 도자기, 벽걸이, 융단, 회화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궁전 입구에는 8개의 하얀 석상들이 세워져 있는데, 나폴리를 이끈 위대한 왕들의 석상이다. 이 중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만 이탈리아 출신이고, 다른 왕들은 외국의 왕들이다. 나폴리의 굴곡진 역사를 보여준다.

 

 

아쉽지만, 일행들과 합류하기 위해 다시 나폴리항 터미널로.

나폴리항 터미널

 

 

주요 참고 자료

웹 검색

염승범박소미황창근김은성. 2019. [유럽여행 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