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생각, 노동자 이야기

열린 미래, 가치 지향과 이를 실현할 전략 역량이 가장 중요

바람2010 2022. 10. 30. 00:17

서울노동권익센터가 20221025일 개최한 [제26회 노동권익포럼] “MZ 노조 등장, 새로운 이해 대변인가”에서 발표한 제 토론문입니다.

이 포럼의 전체 자료집은 여기에.

자료집26회_노동권익포럼_MZ노조_등장_새로운_이해대변인가.pdf
1.15MB

1. MZ세대의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 변화(발표문 1에 대한 토론)

 

이 연구는 청년세대의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를 양적으로 분석해 일부의 통념과 달리 노동조합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줌.

중요한 주제에 대해 훌륭한 연구를 수행해 반가운 결론을 내려준 연구자들에게 감사드림.

연구의 발전과 연구 결과의 실천적 수용을 위해 몇 가지 의견을 드림.

 

주제 관련

이 연구의 주요 내용은 ‘MZ 세대가 아니라 청년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 변화임.

 

양적 분석 관련

생략. 자료집 참조.

 

결과 해석 및 함의 관련

1. 최근의 청년 노동자들이 노조의 필요성 수준을 높게 인식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가입을 유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2006, 2019년 상관관계 분석에서 모두 노조 (도구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해서 노조 가입의향이 높지는 않음.

 2. “최근의 청년세대는 과거의 청년세대보다 개인의 노력을 통한 사회경제적 지위향상가능성을 낮게 인식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나, 이 분석만으로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음.

- 2006, 2019년 상관관계 분석에서 모두 (5)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8) 사회경제적지위향상가능성에 대해 낮게 본다는 점을 유의해야 함.

- 지금의 청년세대는 한국전쟁 이후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첫 세대”?

현 시점에서 장년/부모 vs 청년/자식 비교? 과거 청년 세대 vs 현재 청년 세대 비교?

전자는 불합리, 특히 이 연구에서는. 30년 임금 노예 vs. 3년 임금 노예.

후자라면 정말 현재 청년 세대가 과거 청년 세대보다 불행한가? 근거가 무엇인지?

“2018MZ세대 연령대의 근로소득은 2000년 동일 연령대의 근로소득과 비교하여 크게 높아졌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X BB세대 근로소득 증가폭을 하회하였다. 또한 2018MZ세대 연령대의 금융자산은 2012년 동일 연령대 금융자산에 비해 일부 높아지기도 하였으나 전기간(2000~17년)을 보면 증가폭이 미미하였다. 아울러 2018MZ세대 연령대의 총부채는 주택마련 목적의 금융기관 차입 증가로2000년 동일 연령대 총부채에 비해 대폭 높아졌으며, X BB세대 총부채 증가폭을 크게 상회하였다. 마지막으로 2018MZ세대 연령대의 총소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일연령대 총소비와 비교하여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소비성향도 하락세를 보였다.” 

(최영준(2022),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BOK 이슈노트, 2022-13)

 3. “청년세대를 단일한 집단으로 간주하면서 발생한 오류”(13)에 대한 우려에 동의. 그런데, 이 연구는 이를 극복한 것인가?

 4. “노동조합이 외재적 보상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 역할에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는 대단히 우려스러움. 미국식 실리적 조합주의(Business unionism)가 바람직한가? 지속가능한가? 더구나 한국에서도 많은 노조에서 조합원과 활동가들이 상호작용하여 실리주의가 심화되어 왔음. 실리주의의 파산을 보여주기도.

 5. 조합원이라고 해서 연대주의적, 이타적인 것은 아님.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일 수 있음. 노조 (도구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아님. 실리적 혜택만을 추구할 수도 있음. 이것이 많은 활동가들이 호소하는 문제 아닌가?

 6. “단순히 세대효과만이 아니라 특정 세대의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의 결정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 전폭 동의. 소중한 연구에 다시 감사드리며, 그런 연구로 나아가길 기대함.

 

2. 새로운 노조의 가능성과 과제(발표문 2에 대한 토론)

 

활동가의 경험과 고민이 응축된, 많은 이야기가 담긴 발제문, 감사.

담긴 내용에 대해 세세히 토론하기보다는 제목대로 새로운 노조의 가능성과 과제라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보탬.

새로운 노조는 이 발제대로 신생 노조일 수도 있고, ‘새로운 유형의 노조일 수도 있음.

(이 포럼의 본래 관심은 후자였을 것으로 생각됨. 이 부분은 다음 절에서.)

어떤 노조든 생존 역량은 필수적이며, 이런 맥락에서 살펴봄.

 

노동조합의 권력(union power)과 역량(capacity)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의 권력(union power)은 노동조합의 역량과 제도 환경, 기회 구조, 그리고 다른 행위자들의 역량으로 구성된다(Lévesque & Murray, 2010). 이 중 행위자의 주체적 요인인 노동조합의 역량은 노동조합이 가진 권력 자원과 이를 활용하는 능력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노동조합의 대응 역량을 구성하는 권력 자원의 핵심 요인은 조직적 전문성과 조직구조이다(, 1985; Davies, 2018; Deery, 1989; Thomas & Kochan, 1992). 노동조합이 기술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 변화의 잠재적 효과를 평가하고, 필요할 경우 경영진 결정에 도전할 대안 전략을 고안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해당 기술이 결정되고 실행되는 수준에서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조직구조 역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의 지향이 대응 방향을 결정하지만, 노동조합의 대응 역량에 따라 노동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 방식이 달라진다.” 

(박근태임상훈(2021) “급진적 제품 혁신에 대한 노사의 전략적 대응과 생산시스템의 변화 - H자동차 전기자동차 사례 -”. [산업노동연구], 27(3), 5-44. https://next421c.tistory.com/149 )

 

노동의 권력 자원

<노동자들이 지닌 힘의 원천>

([노동의 힘-1870년 이후의 노동자운동과 세계화 Forces of Labor - Workers' Movements and Globalization since 1870], 비버리 J.실버(Beverly J. Silver) 지음/백승욱안정옥윤상우 옮김/그린비)

연합적 힘: 노동자들이 집단조직[특히 노동조합과 정당이 가장 중요]을 형성해 생겨나는

다양한 형태의 힘

 

구조적 힘: 노동자들이 놓여 있는 경제체계 내의 장소/위치 자체에서 얻게 되는 힘

- 시장 교섭력: 노동시장의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직접적으로 생기는 힘

고용주들의 수요가 많은 희소한 숙련기능의 보유

일반적으로 낮은 실업률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해 비임금 소득원에 의존해 살아갈 수 있는 능력

- 작업장 교섭력: 특정 노동자 집단이 핵심 산업부문 내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위치 때문에

생기는 힘.

 

노동조합 권력 분석 및 주요 당면 과제

 

. 노동조합 권력 분석 및 주요 당면 과제 예시

사례 제도 환경 기회 구조 사용자
역량
노조 역량 = 권력 자원 × 활용 능력 주요 당면 과제
연합적 힘 활용 능력 시장 교섭력 활용 능력 작업장 교섭력 활용 능력
OO사무
연구직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가치 창출
영역/방식변화
강함 약함   변동   계단식 약함 제도적 한계 극복
조직율 제고로 연합적 힘 획득
IT노조 기업 노조/노사관계 중심 산업 전환
가치 창출
영역/방식변화
강함     강함   강함    
모듈부품사노조 원청 사용자성 부정 모듈화/외주화 심화 하청 약함
원청 강함
강함 강함 약함   강함 강함  
라이더
유니온
노동자성, 사용자성 논란 사회적 관심 증대       약함   약함    
희망연대
노조
기업 노조/노사관계 중심     강함 강함 약함   약함    
청년
유니온
기업 노조/노사관계 중심         약함   약함    

 

3. 가치 지향과 이를 실현할 전략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내 주장)

 

MZ노조 등장, 새로운 이해 대변인가?

 

새로운 이해 대변 대상?

. 기존 이해 대변 구조에서 소외/배제되었던 집단을 대변

 

새로운 이해 대변?

아니오. 임금, 노동시간, 인사평가 ...

 

새로운 가치 지향?

고유한 노동 정체성에 기반한 지향, 직종 노조의 가능성.

 

“Ⅰ. MZ세대 노조의 등장과 확산이 노동운동에 지니는 의미

MZ세대 노조?

세대 노조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음. 대기업 연구직과 사무직들 주축, 특정 세대를 대표하지 않아

사회 환경의 변화, 산업구조 변동과 그에 따른 당사자들의 지위 변화, 노동시장의 변화로 접근해야

구조적 배경

산업구조 변화, 발전: 사무직 노동자 증가 & 지위 하락 현재 시점에서 보상 요구

노동시장의 변화: 대기업 정규직 내부 노동시장 첨단 분야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작동

행위 주체의 태도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 합리적, 실용적, 도구주의적 관점.

- 노동조건 향상과 보상 쟁취에 노동조합이 가장 효과적. 그럴 때만 지지. 기존 노조의 효과성 의심

경영/특히 대기업 논리의 의도하지 않은, 그러나 당연한 귀결

능력주의, 성과주의, 단기 이익 최대화, 이익에 따른 배분 차별화, 배분 참여 범위 축소

기존 노동조합의 한계

1.누구를 대표? 조합원을 중심으로 더 많은 노동자들? 조합원만? 조합원 중 일부만? 사무직 소외/배제

2.지향과 역할: 보상과 보호 위주, 형성은 희박

3.노동에 대한 철학과 정책 빈곤

4.산업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고민과 대응 미비: 산업 구조의 변동 가치 창출의 핵심 단계 변화. 기획/연구개발 및 서비스의 중요성 증대, 생산단계의 중요성 감소. 노동조합은 생산/공장 중심 편향

Ⅱ. 향후 노동자 이해 대변과 노사관계의 재구조화에 끼칠 영향

현 노동자 이해 대변과 노사관계 구조의 한계

사회와 산업의 발전에 뒤처지고 있음. 기업 중심, 분배 중심, 대변되지 못하는 노동자들과 의제 많음

미래는 사회와 산업의 구조 변동, 그리고 행위자들의 경합의 결과로 만들어질 것

경영계

- 시장 교섭력이 큰 집단은 비노조 방식으로 포섭, 시장 교섭력이 취약한 집단은 배제

MZ세대/신생 노조

자원의 제약

- 시장 교섭력은 높지만, 연합적 힘과 작업장 교섭력 취약.

- (외부) 노동시장의 시장 교섭력을 지렛대로 기업 내부 (노동시장)에 영향력 행사

- 시장 교섭력 변화/약화 가능성: 외부 상황 변동 + (개인) 나이 듦.

- 기업 단위 조직은 (외부) 노동시장에 대응 곤란.

독자냐, 연대냐?

- 독자 노선: 높은 동질성 유지. 자원과 경험 부족 극복 필요, 상당한 희생 감수 가능성.

- 기존 노조와 연대/통합: 자원과 경험 보강. 그러나 독자성 약화 우려

- 직종 노조로서 정체성 확보에는 장단점: 특정 기업/직군 집중 vs 초기업/산업 차원 행위자

기존 노조

- 정체성과 대표성 확장이 최선. 우호적 협력이 차선. 배제/경쟁은 최악

정부

- 폭넓은 노동자 이해 대변을 통한 균형을 지향해야.”

(박근태(2021) “세대노조인가, 직종노조인가”, 제3KLI 노동포럼(2021. 7. 27) 토론문 축약 인용 https://next421c.tistory.com/148 )

 

미래는 열려 있다. 

소멸할 수도, 새로운 기득권 집단이 될 수도, 새로운 유형의 노동조합이 될 수도 있다. 

가치 지향과 이를 실현할 전략 역량이 가장 중요.

 

노조의 전략 역량 = 권력 자원 × 전략 능력

전략 능력: ‘프레이밍-전략 선택-전략 실행으로 이어지는 전략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능력

노동조합은 목표, 전략, 교섭구조, 조직구조를 선택할 때 상당한 자율성을 갖는데, 목표로부터 전략이 도출되고, 구조는 전략에 따라 선택된다. 그리고 전략과 구조는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Fiorito, Gramm and Hendricks, 1991: 105). 노조의 전략 선택과 관련해, 제도적 환경 그리고 사용자와 국가의 전략이 결정적이지만, 이것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노동조합 내부 변수(노동조합 내부 구조와 프레이밍 과정(framing process))가 중요하다(Frege and Kelly, 2003). 프레이밍은 운동주체가 상황(변화)을 인지하고 해석하여 집단 행위 프레임(collective action frame)*을 만드는 것인데, 이것은 상황(변화)에 대한 진단만이 아니라 (잠정적인) 해결책과의 연관 속에서 행동 참여 호소와 상호적인 담론과정을 거치게 된다(Benford and Snow, 2000). 결국 노동조합의 전략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변화)에 대한 해석이라는 인지 과정을 거치고 목표 혹은 (잠정적인) 해결책과의 연관 속에서 조합원들과 상호소통하면서, 즉 프레이밍을 거치면서 만들어진다.

* 집단 행위 프레임은 사회운동조직의 활동과 운동을 고취하고 정당화하는, 행동지향적인 믿음과 의미의 집합인데, 이것은 핵심 프레이밍 과업(core framing tasks)’과 핵심 프레이밍 과업에 기여하는 상호적인 담론과정에 의해 만들어진다. 핵심 프레이밍 과업은 진단적 프레이밍(diagnostic framing)’, ‘예측적 프레이밍(prognostic framing)’, ‘동기부여적 프레이밍(motivational framing)’으로 이루어진다(Benford & Snow, 2000: 614-615).

간즈(Ganz, 2000)는 왜 1959-1966년 당시 더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던 기존 노동조합인 AWOC(Agricultural Workers Organizing Committee)가 캘리포니아 농업노동자들을 조직하는데 실패한 반면, 자원이 부족했던 신생 노동조합인 UFW(United Farm Workers)가 성공할 수 있었는지 분석하면서, 목표 달성에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the likelihood they will develop effective strategy)’을 의미하는 ‘전략역량(Strategic Capacity)’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러나 효과적인 전략개발이 곧 전략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전략의 성공 여부는 다른 행위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프레이밍-전략선택-전략실행으로 이어지는 전략과정이 중요하게 되는데, 이 논문에서는 전략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전략능력(Strategic Competency)’으로 정의하고 분석에 활용하고자 한다.” 

(박근태(2015) “한국에서 산별 노사관계는 가능한가?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전략능력과 금속산별교섭을 중심으로”. [산업노동연구], 21(3), 37-69. https://next421c.tistory.com/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