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생각, 노동자 이야기

연구소를 연구소답게! 노동조합을 노동조합답게!

바람2010 2019. 11. 25. 23:14

대표자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라면 당연히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역량이 있음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비전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간략히 정리한,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보낸 마지막 사내 메일입니다. (20191031)

 

연구소를 연구소답게! 노동조합을 노동조합답게!

 

안녕하십니까,

남양위원회 의장 후보로 출마한 박근태입니다.

 

지금 노동조합의 무기력함 못지않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연구소 노동자들의 자긍심이, 자부심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우리들의 행복한 노동과 노동조합의 역할에 대해 몇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에게 노동이란 무엇인가?

인류의 역사는 노동과 함께 시작되었고, 노동은 인간을 다른 존재와 구분 짓는 본질적인 특징입니다. 그러나 노동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옛날에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고역, 노예와 평민들이나 하는 것이었다면, 현대에 와서는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자랑스러운 것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노동권 강화와 노동3권의 보장으로 이어졌고, 다시 이는 노동의 의미를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 무엇보다 노동자들 스스로의 노력이, 그리고 노동조합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노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상황에 따라, 그리고 우리가 노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John W. Budd, 2011, The Thought of Work). 노동이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형벌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노동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고, 자아성취를 이루며, 사회에 봉사할 수도 있습니다.

노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따라 기대하는 보상도, 노동에 대한 동기 부여 방법도 달라집니다. 노동이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면, 노동자 입장에서는 쉽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벌면 되고, 회사 입장에서는 일을 많이 시키기 위해 경제적 보상만 강화하면 됩니다. 그러나 노동이 자아실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 경제적 보상만이 아니라 노동 자체가 주는 만족도 중요합니다.

지금 남양연구소 노동자들에게 노동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들은 노동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요? 회사는 동기부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노동 해방 = 노동으로부터의 해방 + 노동을 통한 해방

노동자들이 꿈꿔 왔던 노동 해방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동으로부터의 해방노동을 통한 해방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받아 인간으로서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고, 노동의 인간화를 통해 노동 과정에서 기계 부속품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꽤 오랫동안 우리 노동조합은 성과급 늘리기에 집중해 왔습니다. 지난 몇 년간은 이마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측면에만 치우친 편향된 노력을 해왔고 그마저 실패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의 의미가 퇴색하고 노동자들의 만족과 자긍심,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노동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동자들의 자부심과 보람을 높이기 위한 균형 잡힌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또한 노동조합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연구소를 연구소답게! 노동조합을 노동조합답게!

지금 남양 노동조합의 가장 큰 과제는 연구소를 연구소답게! 노동조합을 노동조합답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비전과 역량을 가진 지도부가 필요합니다.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비판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실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 과제를 실제로 이루기 위해 충분히 검증된 분들과 함께 출마합니다(아래 후보 소개 그림 참조). 제가 남양본부장으로 연구소 노동조합의 기틀을 세울 때 상무집행위원으로 함께 했던 동지들이고, 집행 경험을 비롯해 풍부한 노동조합 활동 경력을 갖고 있으며, 현장에서 신뢰받는 분들입니다.

이 훌륭한 동지들과 함께 더 많은 분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연구소를 연구소답게! 노동조합을 노동조합답게!” 만들겠습니다. 노동조합을 바로 세워 연구소의 미래! 노동자의 희망!”을 열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양위원회 의장 후보 박근태 드림

* 제 블로그( https://next421c.tistory.com )를 방문하시면, 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후보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