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생각, 노동자 이야기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연구소의 미래! 노동자의 희망!”을 만들겠습니다.

바람2010 2019. 11. 23. 01:34

남양연구소 노동조합 선거에 출마하면서 남양연구소 노동자들에게 드렸던 출마 인사입니다. 많은 분들의 지지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죄송하게도 낙선하였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공개적인 다짐 삼아 게시합니다. (20191025)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연구소의 미래! 노동자의 희망!”을 만들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전성능해석팀 박근태입니다.

남양위원회 의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몇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상황 파악도 못하는데 어찌 제대로 대응하겠습니까?

올해 연구소에 큰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연구개발조직이 근본적으로 변경되었고, 임금체계, 인사고과, 승진제도, 보상 등 인사제도가 대폭 변경되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왜 지금 이런 변화들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는지, 우리 노동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상황 파악도 못하는데 어찌 제대로 대응하겠습니까?

연구개발조직의 운영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조직 개편에 대해 노동조합은 아무런 판단도 못하고 시간만 보내다가 막판에 졸속 처리하고 말았습니다. 통상급을 확대해 임금 안정성을 높이자고 시작한 임금체계 개편은 참으로 허망하게 끝났습니다. 특히 남양 기술직에 대해서는 취지에 역행해 일부 통상수당을 없애기로 합의했습니다.

회사는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인력 운용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소수(10%)만을 핵심 인재로 분류, 집중 육성하고, 발탁 승진과 차별적 보상이 확대될 것입니다. 절대평가라는 회사의 주장은 가당치 않지만, 대단히 큰 변화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방관하다가 뒤늦게 저성과자 해고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점만 붙잡고 결사투쟁을 외치다가 흐지부지 마무리했습니다.

보상제도의 변동은 연봉제를 적용받고 있는 책임들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책임들은 비조합원이지만 우리 조합원들과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이므로 노동조합이 당연히 챙겨야 할 동료들입니다. 게다가 연구/일반직 조합원들 다수는 책임으로 진급하기 때문에 책임들의 노동조건 악화는 다수 조합원들의 기대/미래 이익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사도 책임 관련 제도를 변경하면서 조합원들에게까지 서명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노동조합은 방관했습니다. 이게 노동조합의 올바른 모습입니까?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노동조합

이런 거대한 변화들은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회사의 큰 그림 속에서 진행되는 것입니다.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절박함이 이런 변화들을 추동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기를 경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혁신은, 생존은 회사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노동자들에게도, 노동조합에게도 중요합니다. 회사가 살아남는 것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우리 노동자들의 노동과 삶이 온전히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노동조합에게 있습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노동조합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지금 노동조합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이 막중한 과제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부끄럽지만, 감히 제가 가장 적임자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훌륭한 과학자가 되어 조국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고 연구소에 입사했습니다. 회사의 부당함에 맞서 연구소 노동자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회사를 견제할 수 있는 조직은 노동조합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노동조합 간부가 되었고 연구직 최초로 남양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되어 연구소의 미래! 새로운 희망!”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남양본부장 임기를 마친 후 지방노동위원회 노동자위원, 금속노조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 그래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남양으로 복귀한 후 계속되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탐하기보다 노동자들의 비전을 만들기 위해, 노동조합의 새로운 전략을 만들기 위해 일과 학업을 병행해 고려대에서 노사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한양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교육위원으로 조합원교육의 격을 높이기도 했고, 남양노동대학을 만들어 간부활동가교육에 힘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금속노조 산별발전전략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시작했던 연구소에 맞는 노동조합, “연구소의 미래! 새로운 희망!” 만들기가 위기에 처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많은 분의 간절한 요청을 더 이상 뿌리치지 않겠습니다. 다시 제가 나서서 여러분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연구소의 미래! 노동자의 희망!”을 만들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남양위원회 의장 후보 박근태 드림 (2019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