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생각, 바람 이야기

정작 <그리스의 신과 인간> 특별전은 못 보고 … - 어린이날 이야기 2

바람2010 2010. 5. 7. 12:20

정작 <그리스의 신과 인간> 특별전은 못 보고 … - 어린이날 이야기 2

 

 

어린이날 오후에 손을 잡고, <그리스의 신과 인간> 특별전을 보러 국립 중앙박불관에 갔습니다.

만화로 된 <그리스-로마 신화>를 좋아하는 아이는 아빠랑 같이 이동할 때면 그리스-로마 신화 관련 퀴즈를 즐깁니다.

신의 이름이 어쩌고, 누가 누구의 아들이고, …”

저도 어릴 때 그리스-로마 신화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아물가물한 어릴 적 기억을 애써 떠 올려 보지만, 항상 어렵습니다.

늘 똑 같은 질문과 대답만 하게 됩니다.

그래도 아이는 좋은 모양입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 타고, 드디어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어린이 날이라고 여러가지 야외 행사를 합니다.

어린이날 행사에 혹해서,

편지지에 작은 서예용 붓으로 편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마지막에 낙관도 찍습니다.

모빌 만들기도 해보고, 얼굴 대신 손등에 흰 토끼도 그렸습니다.

여러 나라 악기를 눈으로 보고, 만져 봅니다.

자기 키보다 더 큰 나팔들을 불어 보면서 소리가 나자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놀다 보니 시간이 늦어 정작 전시장은 못 들어 갔습니다.

못내 서운한지 눈물을 비춥니다.

작은 일에도 잘 눈물이 짓는 것이 꼭 저를 닮았습니다.

달래서 호수가로 갑니다.

착한 아이라 금새 마음을 돌리고, 또 지지배배 종알댑니다.

줄 서서 기다렸다가 캐리커처도 한 장 얻고,

언니오빠들 공연도 보다가,

호수가 정자에도 올라가 봅니다.

커다란 두더지 인형이랑 사진도 찍고,

집으로 향합니다.

박물관에서는 즐겁게 놀더니 무척 힘들었나 봅니다.

지하철에서부터 덥다고 하더니, 집에 와서는 앓아 눕습니다.

열이 38도를 넘고,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내리지 않습니다.

결국 새벽에 응급실로 갔다가 아침이 다 되어서야 외갓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오후 두 시에 나가서 저녁 여덟 시에 들어 왔으니, 힘들기도 했을 겁니다.

평소에 자주 밖에서 뛰어 놀았다면, 몸이 좀더 튼튼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자주 놀이터라도 데려 갔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가 자주 아파서 어른들 걱정을 끼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고,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였는데 너무 무리한 게 아닐까.

사실 어른인 저도 힘들고, 피곤한 일정이었습니다.

아이가 좋아 하길래 차마 중간에 끊지 못했습니다.

평소에 잘 못하던 아빠 노릇이 어린이날이라고 잘 될 리 없겠지요. ^&^;;

날마다 어린이날이면 좋겠다는 아이의 말에 그냥 웃지요.”

그래도 즐거웠던 어린이날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2010.5.6.(목) 바람>

정작_그리스의신과인간_특별전은못보고.d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