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여행

바람의 이탈리아 여행: 피렌체의 낮 1 – 냉정도, 열정도 없지만,(24.06.27.)

바람2010 2024. 7. 21. 22:21

어쩌다 가게 된 밀라노 출장, 간 김에 한 이탈리아 여행.

노동자와 자동차의 도시 토리노에서 이틀.

자유여행을 준비할 여유가 없고, 이탈리아는 이동이 많아서 이후 일정은 패키지 합류.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을 함께 여행한 행복함과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기록을 남긴다.

잊지 않고 두고두고 흐뭇해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중부에 위치한 피렌체는 14~15세기 메디치 가문의 후원에 힘입어 르네상스를 꽃피운 도시. 토스카나 지방의 중심지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과 같아 1982년 피렌체 역사지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 -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del Fiore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로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도 유명해진 성당. 정식 이름은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으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del Fiore이다. 1296년 이곳에 있던 산타 레파라타 성당 Basilica di Santa Reparata이 붕괴 위험에 놓이자 아르놀포 디 캄비오 Arnolfo di Cambio가 성당 재건축의 총책을 맡았으나, 지붕에 얹을 돔 설계에 대한 묘안을 찾지 못했고, 1420년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Filippo Brumelleschi가 8각형 돔으로 설계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1436년에 완공되었고, 돔의 높이가 106m에 이른다.

성당 중앙을 덮고 있는 돔은 르네상스시대의 최고 걸작이라 불릴 만큼 당대 최고 기술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름 42m의 거대한 지붕을 기둥 하나 세우지 않고 만들었다는 것은 그 당시로서는 기적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는 신의 은총이 함께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 이탈리아에서는 주교좌성당을 두오모라 하는데, 두오모는 라틴어 도무스 Domus에서 기원한 말로 하느님의 집을 뜻한다.

* dome과 쿠폴라 cupola는 다르다. 돔은 반구 형태의 건축물을 말하고, 쿠폴라는 돔이나 지붕 위에 장식적, 기능적 목적으로 만든 구조물을 말한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 -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거대한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전체 모습을 한 장의 사진에 담기 어렵다.

 

거대한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전체 모습을 한 장의 사진에 담기 어렵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은 비현실적이라는 것, 약한 현기증이었다. 건축물이 아니라 건축물 보수를 위해 설치한 흰색 차단막에 녹색으로 그려놓은 것 같았다. 지금까지 보아온 것과 달라서인지 무척 낯설었다. 냉정도, 열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 -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앞에서 인증

 

조토의 종탑 Campanile di Giotto

르네상스 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토 디 본도네 Giotto di Bondoner67세의 나이로 설계를 맡았고, 생의 마지막 작품으로 종탑 건설을 시작했지만,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가 죽은 지 22년 후인 1359년 그의 제자 안드레아 피사노 Andrea Pisano와 프란체스코 탈렌티 Francesco Talenti에 의해 완공되었다. 높이 약 85m, 이 거대한 종탑은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치장되었고 고딕양식의 웅장함을 함께 갖춘 시대의 걸작으로 꼽힌다. 종탑 아랫부분을 장식한 육각부조는 조토의 작품으로 인류 역사의 반복인간 노동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고. 414개의 계단을 오르면 붉은색 지붕으로 뒤덮인 피렌체 시내와 두오모 전경이 예술작품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고.

 

조토의 종탑 Campanile di Giotto
조토의 종탑 Campanile di Giotto 아랫부분을 장식한 육각부조는 조토의 작품으로  ‘인류역사의 반복’과  ‘인간노동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고.

 

조토의 종탑 Campanile di Giotto 아랫부분을 장식한 육각부조는 조토의 작품으로  ‘인류역사의 반복’과  ‘인간노동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고.

 

 

피렌체 시민들의 세례당이었던

조반니 세례당 Battistero di San Giovanni

피렌체의 수로성인인 세례자 요한을 위해 만든 세례당으로 피렌체 두오모에 속한 건물이다. 11~12세기에 걸쳐 피렌체 스타일의 로마네스크양식을 이용하여 만들어졌으며, 겉모습은 단조롭지만 실내 장식은 매우 화려하다고.

이 세례당은 19세기까지 피렌체 시민 누구라도 이곳에서 세례를 받을 수 있었으며, 대문호 단테 Alighieri Dante를 비롯한 르네상스시대 유명인들도 여기서 세례를 받았다고.

조반니 세례당 Battistero di San Giovanni

 

이 세례당은 총 3개의 문이 있는데 남문은 안드레아 피사노 Andrea Pisano, 북문과 동문은 로렌초 기베르티 Lorenzo Ghiberti가 설계했다. 그 중 ‘천국의 문이라 불리는 동문은 구약성서 속 10가지 이야기로 꾸며졌는데, 처음 공개되었을 때 미켈란젤로가 진정 천국의 문답다고 극찬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바늘구멍도 천국의 문이 아니겠지만, 저렇게 금칠한 문을 어떻게 천국의 문이라 여겼는지? (현재의 동문은 복제품이고 원본은 두오모 오페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조반니 세례당 Battistero di San Giovanni 동문 - ‘천국의 문’
조반니 세례당 Battistero di San Giovanni 동문 - ‘천국의 문’

 

두오모 광장 모퉁이에는 성당 재건축의 총책이었던 아르놀포 디 캄비오 Arnolfo di Cambio가 자신이 만든 두오모 성당을, 두오모 성당의 지붕 돔을 설계한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Filippo Brumelleschi가 두오모의 돔을 바라보고 있는 조각상(복제품)이 있다. 예술가에 대한 마땅한 찬사이다.

 

성당 재건축의 총책이었던 아르놀포 디 캄비오 Arnolfo di Cambio의 조각상(복제품). 두오모 광장의 모퉁이에서 자신이 만든 두오모 성당을 바라보고 있다.

 

두오모 성당의 지붕 돔을 설계한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Filippo Brumelleschi의 조각상(복제품). 두오모 광장의 모퉁이에서 자신이 만든 두오모의 돔을 바라보고 있다.

 

두오모 성당에서 시뇨리아 광장으로 가는 길

이동하면서 보고 찍은 사진들.

우연히 발견한 공방의 내부

 

 

'단테 교회'와 '단테의 집' 박물관

단테의 교회로 알려진 셰리타 교회 CHIESA DI SCHERITA DETTA CHIESA DI DANTE

 

단테 생가(로 추정되는 곳)에 세워진 '단테의 집' 박물관

 

단테 생가(로 추정되는 곳)에 세워진 '단테의 집' 박물관

 

단테의 집 박물관 벽면에 단테 흉상이 있다.

 

가장 의외였던 곳. 한식당 & 한식마트. Sapori di Korea, 번역하면 “한국의 맛” 정도?

 

 

 

 외벽에 있는 조각상으로 유명한 오르산미켈레 성당

오르산미켈레 Orsanmichele'대천사 미켈레(미카엘)의 텃밭'이라는 뜻으로, 산 미켈레 수도원의 텃밭 자리에 세워졌다. 1337년에 곡물시장으로 쓸 용도로 건설하다가 1380년부터 피렌체의 상공업 길드들의 성당으로 개조된 건물. 이 성당은 외부의 화려한 파사드로 유명한데, 14세기 피렌체 정부가 각 길드에게 길드들의 수호성인의 조각을 제작해 성당 외벽을 장식해 줄 것을 의뢰했기 때문이라고.

왼쪽에 있는 작품이 1414~1416년 로렌초 기베르티가 조각한 세례자 성 요한’, 오른쪽은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 Andrea del Verrocchio의심하는 성 토마같은데. 지나갈 때 미처 몰랐던 곳이라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다. 

 

외벽에 있는 조각상으로 유명한 오르산미켈레 성당. 왼쪽에 있는 작품이 1414년~1416년 로렌초 기베르티가 조각한 ‘세례자 성 요한'.

 

피렌체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시뇨리아 광장 Piazza della Signoria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발상지이기도 했지만, 다른 어떤 곳보다 분쟁이 치열했던 곳이었다. 그래서 궁전도 예술적인 면보다는 실제 방어적 요소를 중요시하여 마치 요새와 같이 지었다. 궁전 주변에는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수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대부분 복제품으로 대체되어 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원본은 아카데미아 미술관 소장), 지암볼로냐(Giambologna)의 듀크 코지모(Duke Cosimo) 1세 기마상(1594년)과 사비니 여인의 납치 등 이곳에 있는 건축물에서 신화와 과거 정치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다.

 

시뇨리아 광장 Piazza della Signoria. 중앙에 베키오 궁전과 넵튠 분수, 왼쪽에 코시모 1세의 기마상이 있다. 오른쪽 건물은 복제 조각상들이 있는 옥외 조각 갤러리 ‘로자 데이 란치’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코시모 1세의 기마상 Equestrian statue of Cosimo I. 지암볼로냐 Giambologna로 더 알려진 조반니 다 볼로냐(1529~1608)가 1587년부터 1594년까지 제작한 청동 승마상. 표정이 만만치 않다.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코시모 1세의 기마상 Equestrian statue of Cosimo I. 1587년부터 1594년까지 지암볼로냐 Giambologna가 제작한 청동 승마상.

 

시뇨리아 광장 Piazza della Signoria의 중앙에 있는 넵튠 분수 Fontana del Nettuno. 저 험악한 표정~

 

미켈란젤로가 1504년 완성한 다비드 상의 복제품. 베키오 궁전 앞에 있다. 이 각도에서 찍으니 평소 기억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네.

 

바초 반디넬리(1493~1560)의 ‘헤라클레스와 카쿠스’. 베키오 궁전 앞에 있다.

 

베키오 궁전 Palazzo Vecchio

본래 이름은 시뇨리아 궁전 Palazzo Signoria. 1층부터 2층까지의 높이가 상당히 높고 각 층의 창문은 상대적으로 작게 만들었으며 옥상은 마치 성벽 같다베키오 궁전은 메디치가와 피렌체의 역사를 함께 했던 곳으로 [군주론]을 집필한 마키아벨리 Niccolò Machiavelli의 집무공간이었으며, 사보나롤라 Savonarola가 종교개혁을 감행했던 곳이기도 하다고.

마침 이 날은 피렌체에서 2024년 투르 드 프랑스 Tour de France 2024가 시작되는 날이었고, 베키오 궁전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었다.

 

 

로자 데이 란치 Loggia dei Lanzi - 옥외 조각 갤러리에 있는 작품들

이 곳에 있는 작품들은 대부분 복제품이지만 찬찬히 감상하고 기억할 만하다.

사비니 여인의 납치 La Rappia delle Sabine, 지암볼로냐 Giambologna, 1583.
켄타우로스를 공격하는 헤라클레스 (Hercules beating the Centaur Nessus, 1599), 지암볼로냐 Giambologna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되찾아오는 메넬라오스 (Menelaus supporting the body of Patroclus)
트로이 공주 폴뤽세나의 강탈 The Rape of Polyxena, 피오 페디 Pio Fedi, 1866. 납치를 막으려는 어머니의 애절한 표정.

 

메두사의 잘린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의 청동상. 벤베누토 첼리니 Benvenuto Cellini, 1545~1554. 여기 전시된 것 중 유일한 진품. 페르세우스도, 메두사도 너무 앳된 얼굴이라 ...

 

메두사의 잘린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의 청동상. 벤베누토 첼리니 Benvenuto Cellini, 1545~1554. 여기 전시된 것 중 유일한 진품. 광장에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아래 네 개는 정확한 정보가 없어 사비나(Sabina) 조각상으로 통칭되는 것 같다.

로마에서 발견된 고대 로마 여성 귀족의 상을 복원. 사비나(Sabina) 조각상
사비나(Sabina) 조각상



사비나(Sabina) 조각상

 

사비나(Sabina) 조각상

 

아래는 로마 장군 게르마니쿠스에게 포로로 잡혀간 게르만계 케루스카 귀족 여성인 투스넬다 Thusnelda.

투스넬다 Thusnelda - 바바리안 포로 여인상

 

로자 데이 란치 입구 양쪽에 메디치가의 사자 Medici lions’라는 조각상이 있다아래 사진은 오른쪽에 있는 것으로 훌라미니오 바카 Flaminio Vacca1598년 작품이다. 왼쪽에 있는 로마시대 작품은 놓쳤다.

피렌체를 상징하는 사자 마르조꼬  Marzocco의 상. 훌라미니오 바카 Flaminio Vacca의  1598년 작품.

 

주요 참고 자료

염승범박소미황창근김은성. 2019. [유럽여행 백서].

하나투어. 패키지 설명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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