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자동차산업의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에 관심이 있다면 …

바람2010 2021. 6. 25. 09:49

Rivera(1933) Detroit Industry, South Wall. https://en.wikipedia.org/wiki/Detroit_Industry_Murals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어도 여전히 우리는 산업사회에 살고 있다.

산업과 무관한 노동과 노동권은 있을 수 없다.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를 이해하려면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자동차산업은 현대 사회의 중심 산업이었고,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 연구가 가장 풍부하게 이루어진 산업이었다.

자동차산업의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 그리고 이에 대한 연구는 모델로 작동해 왔다.

산업의 구조가 안정되어 있는 경화기에는 그 안정성을 전제로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도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에 대해 배우고 적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그게 제대로 된 것이었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자동차산업이 100년에 가까운 경화기를 지나 이제 다시 유동기에 접어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가 여전히 지속된다고, 우리가 배웠던 연구 결과들이 여전히 타당하다고 전제할 수 없다.

자동차산업의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를 알고 싶으면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동차산업에 대해 이해하고 싶으면 자동차라는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재벌 체제’, ‘원하청 불공정 거래만악의 근원이라는 식의 안이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하청 불공정 거래는 위계의 결과일 뿐이고, 그것이 형성되고 지속되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2차 대전 이후 시작한 후발주자로서 자동차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유일한 국가이다.

세간의 흔한 주장이 옳다면 한국은 여전히 글로벌 가치 사슬의 하위에서 하청 생산이나 하고 있어야 한다.

아니 하청 생산기지로서 매력적인 조건을 갖춘 것도 아니니 자동차산업이 쇠락했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존경할 만한 훌륭한 연구자/활동가임에도 왜 자동차산업의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에 대한 연구가 이상할까?

왜 진단과 처방에 설득력이 없을까?

왜 현장에서 공감하지 못할까?

자동차산업의 노동, 노동조합, 노사관계에 관심이 있다면 자동차산업에 대해서도 공부하시면 좋겠다.

기존 관념으로 단정하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