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코피티션 CO-OPETITION](Barry J. Nalebuff & Adam M. Brandenburger, 1996, 김광전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바람2010 2019. 12. 26. 21:24

부제: “A revolutionary mindset that combines competition and cooperation … The Game Theory strategy that’s changing the game of business.” 경쟁과 협력을 결합하는 혁명적 사고방식 … 비즈니스 게임을 변화시키는 게임 이론 전략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1) 진정한 승리를 위해서는 경쟁과 협력을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게임의 목적은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며, 따라서 기본 원리로는 경쟁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협력, 그리고 협력과 경쟁이 결합된 협력경쟁도 있다. 올바른 전략을 발견하는 것은 주로 다른 참가자들과의 상호작용에서 경쟁과 협력의 요인을 모두 함께 분석하는 것이다(378).

코피티션(co-opetition) = 협력(cooperation) + 경쟁(competition)

 

2) 주어진 게임을 잘하는 것보다 게임 그 차제를 유리하게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게임의 핵심 요소는 PARTS(참가자들 P, 참가자들이 가진 부가가치 A, 게임의 규칙 R, 전술 T 및 게임의 범위 S)이며, 이 핵심 요소를 바꿈으로써 게임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이 두 가지 핵심 내용을 아주 간결하게 서술된 이론과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쉽고 명확하게 전달한다(주요 내용 발췌는 첨부 참조).

코피티션(co-opetition) 발췌.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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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티션(co-opetition)

저자들은 게임을 분석하기 위해 주요 행위자들(회사, 고객, 공급자, 경쟁자와 보완자)과 그들 사이 관계를 보여주는 가치망(The Value Net)이라는 도구를 제안한다.

그림  1   가치망(The Value Net)

Porter의 5 Force model과 같은 다른 분석 도구들과 달리, 경쟁이 아니라 협력해야 할 보완자(complementors)가 주요 행위자로 등장한다. 고객이 당신의 제품만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 다른 참가자의 제품을 함께 가지고 있을 때 당신 제품의 가치가 더 커지면, 그 참가자는 당신의 보완자이다(35). 반면 고객이 당신의 제품만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 다른 참가자의 제품을 함께 가지고 있을 때 당신 제품의 가치가 더 적어지면, 그 참가자는 당신의 경쟁자(competitors)이다(36). 결국 당신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행위자는 보완자이며, 당신 (제품)의 가치를 낮추는 행위자는 경쟁자이다. 따라서 공급자도 보완자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공급자가 당신한테만 납품할 때보다 다른 참가자에게도 함께 납품할 때 그 공급자가 당신에게 제공하는 자원이 더/덜 매력적일 경우, 그 참가자는 당신의 보완자/경쟁자다(38).

게임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참가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시각(Multiple Perspectives)에서 가치망을 그려봐야 한다. 동일한 참가자가 가치망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것은 일반적이며(48~50), 가치망의 수직 차원에는 협력과 경쟁이 섞여 있다(59). 따라서 참가자가 경쟁자인지 보완자인지, 아니면 두 모습을 함께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에 따라 경쟁과 협력, 협력경쟁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경쟁자의 승리 여부가 아니라, 당신의 승리 여부이다(62).

 

게임의 요소(The Elements of a Game) 게임 바꾸기

게임의 다섯 가지 요소는 Players 참가자, Added values 부가가치, Rules 규칙, Tactics 전술, 그리고 Scope 범위이다. 이들 요소를 단일한 전체를 이루는 모든 구성 요소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103).

최대의 기회는, 그리고 최대의 이익은 다른 방법으로 게임을 하는 데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 기회는 게임 자체를 바꾸는 것에서 나온다(106). 게임의 요소는 모두 게임을 바꾸는 지렛대이다(106). PARTS 중 한 가지를 바꾸면 게임 전체가 달라진다(107).

 

1. Players 참가자: 참가자를 바꿔서 게임을 유리하게 만든다.

- 가치망을 이용해 모든 참가자들과 그들 사이 관계를 규명해야.

- 자신이 게임에 참가했을 때, 게임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해해야 하고, 유리할 때만 참가해야 한다.

- 참가자를 영입하거나 참가자를 변화시켜서 이득을 얻는다.

 

2. Added values 부가가치: 참가자가 게임에 참여함으로써 게임에 기여하는

- 경쟁이 별로 없다면, 당신의 부가가치는 확실하다. 그때의 전략은 다른 참가자들의 부가가치를 제한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의 문제.

- 많은 경쟁이 있을 때, 다른 참가자들의 부가가치를 어떻게 제한하느냐 보다 당신 자신의 부가가치를 어떻게 갖느냐가 중요. 트레이드 오프 < 트레이드 온. 관계는 부가가치를 높인다.

- 트레이드 오프 Trade-Offs: 비용과 질 타협. 희생은 작게, 성과는 크게. 가능하면 트레이드 오프를 작게 하는 것이 이상적(187).

- 트레이드 온 Trade-Ons: 질 향상과 비용 절감을 함께. 역사적으로 시장의 힘이 못 미치는 모든 경제부문은 트레이드 온이 아주 적합하다(193).

- 관계의 부가가치: 고마움을 표시하라. 충성에 대해 보상해줌으로써 그 충성을 만들어내라. (203)

 

3. Rules 규칙: 게임이 진행되는 방식을 구조화

- 사업 규칙에서는 비교적 작은 변경이, 결과에서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사업 규칙에서는 세부적인 내용이 매우 중요하다. (233)

- 규칙이 빚어내는 결과를 잘 알고 있어야 그 규칙의 채택 여부 또는 이미 존재하는 규칙의 개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233)

- 당신은 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역시 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 당신의 규칙이 지배할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 (281)

- 규칙이 확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재협상이 가능하다. 만일 규칙을 지배할 수 없다면, 그것을 근거로 전략을 세우는 것은 위험하다. (284)

- 시장에서 규칙을 정하는 사람은 힘을 가진 당사자다(284).

 

4. Tactics 전술: 참가자들의 인식을 형성하는 쓰이는 수단

- 인식의 정확성 여부와 상관없이, 인간 행위의 동기가 되는 것은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285).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면 게임을 바꾸게 된다(287). 경쟁자의 인식을 관리하고 형성하는 일은 기업전략의 핵심적인 부분이다(285).

 

5. Scope 범위: 게임이 정의될 암묵적으로 설정되는 한계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단 한 가지 게임만이 존재한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마음은 사물을 다스리기 위해 분할한다. 모든 사람들은 거의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많은 게임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한다.(334)

당신은 게임의 경계를 변경하고, 그 범위를 바꿀 수 있다(334). 게임 간의 연계를 이해하고, 그것을 조작하고, 변경시키는 것이 우리의 마지막 전략 지렛대다(335). 자연히 연계가 없었을 게임을 연계시키고, 또 자연히 연계가 있었을 게임 간의 연계를 단절시키는 것도 전략이다.

당신은 자신이 진행 중인 게임을 잘 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게임은 항상 더 큰 게임의 일부이다.

 

지금까지 요약한 주요 내용에 더해 인상적이었던 두 가지 내용이 있다.

1. 합리성과 비합리성(Rationality and Irrationality)

저자들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게임에 관한 자신의 인식-다른 사람의 인식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포함해서-과 게임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한 결과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감안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그는 합리적인 것이다(94). a person is rational if he does the best he can, given how he perceives the game (including his perceptions of perceptions) and how he evaluates the various possible outcomes of the game (73). 합리성과 비합리성(Rationality and Irrationality)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비합리적이라고 쉽게 단정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으로 세상을 보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95). 모든 참가자의 시각에서 게임을 보는 자세가(96), 자기 중심의 시각과 타인 중심의 시작을 모두 이해하는 것이(97) 중요하다. 지극히 타당하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2. 전술: 다른 참가자들의 인식을 형성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취하는 행동(287)

통상적인 이해와 달리 전술을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게임 이론이라는, 행위자 중심 시각에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좁게 정의하는 것이 주는 장점이 있다. 행위자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강조된다. 그렇다. 행위자의 인식이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참가들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인식을 형성하기 위한 행동도 전술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주체의 인식도 자명하거나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번역본을 보는 재미(?) 중의 하나는 번역본을 읽으면서 오역을 찾아내는 일이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오역은 다음 부분이다. “초기의 자동차 산업은 훌륭한 쥐덫을 놓아서, 성장가도로 향하는 길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닦을 수 있었다(번역본 27)”. 영어 원문은 “Having built a better mousetrap,”이다(원서 26). “매력적인 신제품을 만들어서”라고 번역했어야 하는데, 비유적인 표현을 직역해서 생긴 오역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번역에 무리가 없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이 번역본의 가장 큰 아쉬움은 원서에 있는 주석(NOTES)이 첨부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 2019.12.01(일)~12.14(토) 읽고 12.26(목) 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