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 - 두 번째 공부(2023.04.17.)

바람2010 2023. 4. 19. 21:44

지난 월요일(4/17) “공부해서 조합원 주자는 결의로 시작한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 두 번째 공부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 날 공부 범위는 ‘3장 현대적 자동차산업의 성립-모델 T와 대량 생산시스템‘4장 자동차와 생산시스템의 발전’, 그리고 보충 자료로 책에서는 생략한 포드 이후까지 다룬 자동차산업에서 급진적 제품 혁신과 차량 조립 작업조직’.

 

책에서는 2개장 44쪽으로 간략히 다루고 있지만, 자동차산업의 역사, 기술 혁신(제품 혁신, 생산시스템 혁신), 노동과정론 등등과 연결되어 있어 간단치 않은 부분입니다. 발제자들이 참고 자료까지 조사해 발제를 잘해 주었고, 참가자들이 미리 질문과 토론 주제를 고민해 줘서 압축적으로 잘 진행되었습니다.

 

동시공학과 유연제조, 최근 EU의 이 퓨얼(e-fuel) 허용의 의미,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의 차이 등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해 답하고, 자동차산업이 다시 유동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산업 혁신 주기론(Abernathy & Utterback)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 이론도 본래 자동차산업을 모델로 만들어지고 다른 산업까지 일반화된 것입니다.

 

3장과 4장의 핵심 주장을 확인하고, 대량 맞춤 생산에 대한 강조한 후 모듈 생산/공급 유형에 대해 보충 설명했습니다. 아마 처음 들어 본 이야기였을 것 같은데, 모듈부품사 노조 간부들이 다수라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모델 T는 계속 가격이 낮아졌는데, 지금 나오는 전기자동차들은 왜 계속 가격이 오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급진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의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포드 모델 T는 급진적 혁신이면서 파괴적 혁신이었지만, 테슬라의 모델 S를 비롯해 현재까지 나온 전기자동차들은 파괴적 혁신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 더 저렴하고 괜찮은 성능의 전기자동차가 나와야 산업이 평정될 것이라는 것.

 

참가자들이 미리 준비한 토론 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현대적인 자동차생산시스템이 노동에 미친 영향은?

- 현대자동차의 모듈화는 어떤 유형인가? 현대차의 모듈부품사에 대한 통제 전략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 생산성 향상과 노동의 인간화는 양립할 수 있는가?

- 노동조합은 투쟁을 통해 임금 인상을 쟁취했지만, 포드주의를 완성한 것에 불과할 뿐 포드주의에 대항하는 노동의 인간화를 실현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 노동조합이 생산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결국 회사 의도대로 가는 것 아닌가?

- 모듈부품사 통합 이후 노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 자동화와 작업조직 혁신에 대해 어떻게 볼 것인가? 도요타 타하라 제4조립 공장 사례, 볼보 우데발라 사례

 

이 주제들은 한 번의 공부/토론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노동조합의 영원한 고민들일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고민의 심화를 위해 몇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어떻게 노동자들이 강력한 노동 통제 수단으로 기능하는 컨베이어벨트를 조립 노동자들의 무기로 만들었는지, 적시(JIT)/적기(JIS) 생산시스템이 가진 취약점이 조직된 물류 노동자들에게 막강한 힘을 줄 수 있다는 점, 자본과 노동은 상호의존하기 마련이고 그 상호의존성을 통제하는 쪽이 권력을 갖게 된다는 것 등등.

 

미리 책을 읽고 준비해 온 분들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충분한 준비 없이 오신 분들은 머리에 쥐가 났을 것입니다. 누구 말대로 30명 가까운 사람들이 4시간 동안 집중해서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라, 어쩌면 처음 하는 경험이라 이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 공부 때 참가자들이 늘어날지, 줄어들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음 주제는 ‘5장 전동화‘6장 전기자동차’, 이번 주제에 비하면 쉽습니다. 꼬시려고 하는 이야기 아닙니다. ^/^

 

역시 공부의 완성은 뒤풀이. 뒤풀이에 와서 더 열공하는 분들이 있죠. 충주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멋진 곳으로 가서 뒤풀이를 했습니다. 장소도, 음식의 맛과 양도, 무엇보다 참석자들이 훌륭한 뒤풀이였습니다. 본래 12일 수련회입니다만, 아쉽게도 저는 다음날 출근해야 해서 올라와야 했습니다. 다음에는 꼭 같이 1박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수원역에서 마지막 기차를 탈 수 있도록 안전하게 데려다주신 대원안산지회 장지회장님, 감사합니다.

 

시작하면서 사회자가 한 마디 하라고 해서...준비하지 않은 발언을 뻔뻔하게...

 

오른쪽 뒤에 앉은 사람들은 안 나옴. 많은 사람들이 공부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좋은 환경.

 

역시 교실에는 칠판이 있어야.

 

뒤풀이/수련회 장소. 웬만해선 사진 안 찍는데, 워낙 멋져서 직접 찍음.

 

뒤풀이까지 참석한 동지들, 우리의 희망임.

 

맛있는 음식들도 푸짐하게, 전문가가 고기를 잘 구워줘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됨.

 

[230522] 공동소식지 연통 05호-2

 

[230522] 공동소식지 연통 05호-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