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에 갸날프게 떨리는 목소리로 당신을 죽여 버리겠다고 한 어느 군산 공장 노동자의 전화다. 옆자리 동료나 아내에게조차 단 한 번도 화를 내본 적이 없었을 법한 착하고 여린 성품의 평범한 노동자인데 내게 살의를 토로한 것이다. 십 년 전의 그 목소리는 오늘까지도 내가 실천적 개입을 고민할 때마다 진지함과 신중함을 잃지 않게 나를 지켜 주고 있는 것 같다.” “노동계급 형성에 대한 실천적 고민”으로 연구했고, 실천적으로 개입했던 연구자가 노동자에게 살해 위협을 받을 때 심정은 어땠을까? 아마 나라면, 보통 사람들이라면 다시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지 않았으리라. 그 반대편에 서거나, 아예 외면했으리라. 그러나, 지은이는 “십 년 전의 그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