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바위를 힘들여 정상에 올려 놓으면, 다시 밑으로 굴러 내려가, 처음부터 다시 커다란 바위를 정상에 올려 놓아야 하는 시지프스. 끝없이 반복되는 형벌과 고통. 어릴 적, 처음 시지프스의 신화를 접했을 때, 참 측은하고 가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이 너무 가혹하다고도 생각했지요. 어쩌면 우리네 삶이 이런 형벌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조금 다른 생각도 듭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형벌을 묵묵히 감내하고 있는 시지프스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커다란 바위를 굴려 올리면서, 또 정상에서 골짜기로 저절로 굴러 내려가는 바위을 보면서, 골짜기로 굴러 내려간 바위를 향해 정상에서부터 산을 내려가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시지프스는 자신에게 형벌을 가한 신에게 복종하고 있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