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 - 다섯 번째 공부(2023.10.16.)

바람2010 2023. 10. 22. 15:39

지난 월요일(10/16) “공부해서 조합원 주자는 결의로 시작한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 다섯 번째 공부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공부의 범위는 “8장 고전압 배터리 전기자동차의 심장“9장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인가?”, 둘 다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내연기관차의 핵심(기술)이 엔진이었다면 전기자동차의 핵심(기술)은 고전압 배터리이고, 시장의 요구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전기자동차가 장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 두 장 모두 상당히 많이 준비하고 고심해서 썼습니다. 특히 배터리 부분은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부분으로 이 부분에만 몇 달을 썼습니다. 중요하지만 어려운 내용이고, 어렵지만 쉽게, 쉽지만 정확하게 핵심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서 정리했고, 적절한 수위와 범위를 고심해서 애초 준비한 초고의 반을 날리고 최대한 간결하게 정리했습니다. 그런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것까지 꼭 알아야 하느냐는 원성이. ^/^

 

9장은 전기자동차가 당연히 내연기관차보다 환경에 덜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내연기관차에 비해 환경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이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발전과 적절한 인프라 구축, 친환경성을 높인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전주기 평가의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데, 많은 분들에게 아직 생소한 이야기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실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차, 이렇게 자동차끼리 비교하는 것은 다른 교통수단, 예를 들어 자동차와 철도를 비교하는 것에 비하면 간단한데, 핵심 원리는 같죠. 요람부터 무덤까지 전 생애주기를 비교, 평가한다는.

 

참여자들의 훌륭한 발제가 끝난 후 리튬이온 전지의 기본 원리, 전지 형태들의 차이와 장단점,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의 성능을 높이는 방법, 완성사의 배터리 셀 직접 생산 여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습니다. 이 날은 책의 내용 못지않게 질문들도 묵직했습니다.

 

주요 질문들과 토론

1. 자동차 원가 비중에서 핵심부품이나 재료가 차지하는 부분과 인건비의 비중이 대략 어느 정도인가? 인건비와 노동조건 상승이 외주화, 해외 이전을 촉진하나? 회사에 어느 정도 부담이 되나?

- 재료비와 인건비 비중은 손익계산서, 감사보고서 등을 봐야 함. 이걸로 충분하지 않을 때는 다른 자료들로 추정할 수도 있음.

- 외주화, 해외 이전을 결정하는 데는 인건비만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이 있음: 제품과 산업의 구조, 현지 시장, 규제 등. 어떤 것이 핵심 요인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함.

 

2.

1) 배터리 제조업체에서의 일자리 증가 추이와 국내 배터리 업계의 노동조건 및 노동조합 조직 여부.

- 정보 탐색부터.

2)산업전환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내연기관 핵심과 관련한 일자리는 축소되고 배터리, 전기장치 등과 관련한 일자리는 증가할 텐데, 일자리 이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

- 산업 변동에 대한 노동조합 대응 사례 참고 필요. 기업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눠볼 수 있음. 기업을 넘어서면 기업을 벗어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함.

 

3.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전지의 원리나 소재 등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지식을 갖춰야 할 필요성은 무엇일까?

-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차에 대한 기본 지식

- 8장의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음.

- 읽으면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조직 입장에서, 사회적인 입장에서 이걸 왜 알아야 되는지 고민을 많이 함.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조직 측면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사회적인 입장에서는 사회적 기여/책임을 위해서.

- 전기자동차를 다루는 책에서 전기자동차의 심장인 고전압 배터리를 뺄 수 없고, 이 책을 공부하면서 이 부분을 빼고 공부할 수는 없음.

- 배터리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관련 현상이나 이야기를 이해할 수는 있어야 함. 배터리와 그 공급망이 왜 중요한지, 이를 둘러싸고 기업 간 경쟁만이 아니라 국가 간 경쟁도 왜 치열하게 벌어지는지 등.

- 노동조합 활동가로서 어디까지 알아야 할까? 작업장 수준? 기업 수준? 산업 수준? 그리고 이해 정도는? 결국 스스로 정해야 함. 이는 지향과 연결되어 있음. 자기 공정이나 작업장 수준에만 머물 것인지, 더 큰 지향을 가질 것인지. 노동조합이 세상을 바꾸는 조직이 되길, 활동가들이 이에 합당한 역량을 갖추길 바람.

 

공부하기 전 생산 현장부터 방문.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
어렵다고 투덜대면서도 열공
이 날 질문은 답하기 어려운 게 많았음. 특히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배터리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까지 갖춰야 하냐는 질문은... ^/^